‘아시아의 별’이 돌아왔다. 보아(BoA)가 데뷔 25주년을 맞아 정규 11집 ‘크레이지어(Crazier)’를 4일 발매했다.

지난 2020년 ‘베터(BETTER)’ 이후 5년 만에 내놓은 정규 앨범이다. 총 11곡이 실린 이번 앨범은 보아의 음악 세계를 집약한 결과물이다. 직접 작사, 작곡에 참여한 자작곡부터 지난 25년을 함께해준 팬들에게 보내는 팬송까지, K팝 대표 가수다운 보아의 색깔이 오롯이 담겼다.

타이틀곡 ‘크레이지어’는 팝 펑크 장르의 곡이다. 중독성 있는 기타 리프와 청량한 사운드가 어우러졌다. 보아 특유의 파워풀한 보컬이 더해져 곡의 완성도를 끌어올린다. SM엔터테인먼트는 “지금 이 시대를 유쾌하게 비틀고 세상 앞에서도 당당한 태도와 자신감을 표현했다”고 설명했다. ‘온리 원(Only One)’을 시작으로 ‘키스 마이 립스(Kiss My Lips)‘ ‘포기브 미(Forgive Me)’ ‘정말, 없니?‘ 등을 통해 프로듀서로서의 역량을 입증해온 보아는 ‘크레이지어’ 작사, 작곡에 참여하며 진정성을 높였다.

앨범 전반은 다채로운 장르로 구성되는 한편 긴밀한 서사가 눈에 띈다. 자작곡 ‘잇 테이크스 투(It Takes Two)’는 여름밤의 불꽃 같은 사랑을 어반 힙합 사운드로 풀어낸 반면, ‘하우 쿠드(How Could)‘는 오랜 연인과의 이별을 덤덤하게 노래한 팝 알앤비(R&B) 트랙이다. 강렬한 신스 사운드의 댄스 트랙 ‘돈트 마인드 미(Don’t Mind Me)’는 끝난 관계에 더 이상 간섭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표현했다.

팬송 ‘클락와이즈(Clockwise)’의 감성도 돋보인다. 보아는 오랜 시간 곁을 지켜준 소중한 사람들과 앞으로의 시간도 함께 가고 싶다는 가사를 통해 ‘점핑보아’(팬덤명)를 향한 고마움과 애틋함을 노래했다.

보아는 K팝 한류 열풍을 선도한 레전드 가수로 불린다. 2000년 만 14세의 어린 나이에 데뷔해 ‘넘버 원(No.1)’ ‘아틀란티스 소녀’ ‘마이 네임(My Name)’ ‘걸스 온 톱(Girls On Top)’ ‘허리케인 비너스(Hurricane Venus)’ 등 수많은 히트곡을 남기며 한국 대중음악사에 굵직한 흔적을 새겼다. 특히 2000년대 초반 한국 가요가 국내 시장에 머물러 있던 시절, 일본에 전격적으로 진출해 한국 가수 최초로 오리콘 차트 1위를 차지하며 ‘K팝 해외 진출 1세대’로서 길을 열었다.

보아는 “25주년이라고 특별히 다른 느낌은 없지만, 가끔 ‘벌써 25주년이 됐어?’라고 느껴지는 순간들도 있다”며 “정규 앨범은 5년 만인데, 오랜 시간 동안 지켜봐 주시고 응원해 주신 팬분들께 그동안 보여드리지 못한 다양한 모습과 음색을 들려드리고 싶어서 이것저것 다 준비해 봤다. 마음에 드셨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한편, 보아는 이번 앨범을 앞두고 병원으로부터 ‘급성 골괴사’ 진단을 받아 수술을 진행하고 회복 중이다. 이로 인해 당초 이달 30, 31일 예정돼 있던 데뷔 25주년 콘서트는 취소됐다. SM은 “질병의 진행을 막기 위해 무리한 신체 활동, 춤과 같은 퍼포먼스를 삼가고 빠른 시일 내에 수술을 진행해야 한다는 의료진 소견에 따라 결정했다”고 밝혔다. roku@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