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원정 2연전 '원팀 문화' 힘 보태
"어느 때보다 모범적이고 솔선수범"
홍명보 감독과 12년 만에 의기투합
네번째 북중미 월드컵 자신과 싸움

"어느 때보다 모범적이고 솔선수범하더라."
지난 9월 A매치 미국 원정 2연전(미국ㄱ멕시코전)에 참가한 축구대표팀 홍명보호의 '캡틴' 손흥민(33ㄱLAFC)을 바라본 일부 동료, 코치진은 이렇게 입을 모았다. 그의 리더십을 치켜세웠다.
손흥민은 홍명보 감독이 내년 북중미 월드컵 본선을 대비해 스리백 전술을 실험한 이번 2연전 기간 스트라이커(미국전), 왼쪽 윙포워드(멕시코전)로 각기 다른 역할을 소화하고도 연속 골을 터뜨리며 제 가치를 뽐냈다. 득점을 떠나 그라운드 안팎에서 홍 감독이 지향하는 '원 팀 문화' 구축에 이바지했다. 사상 최초의 '해외 태생 혼혈 선수'인 옌스 카스트로프(묀헨글라드바흐)의 팀 내 적응을 적극적으로 돕는 것 뿐 아니라 분위기 메이커 노릇도 했다.
손흥민은 부상 등 변수만 없다면 내년 북중미에서 커리어 네 번째 월드컵 도전이 유력하다.
독일 바이엘 레버쿠젠 시절인 2014년 만 22세 나이에 브라질 월드컵을 통해 처음 본선 무대에 도전한 그는 조별리그 2차전 알제리전(2-4 패)에서 '월드컵 1호골'을 터뜨렸지만 팀의 패배로 웃지 못했다. 대회를 1무2패로 마감, 조별리그에서 탈락하며 눈물을 쏟았다. 당시 사령탑은 현재 지휘봉을 잡은 홍 감독으로 본선 1년을 앞두고 떠밀리듯 A대표팀 지휘봉을 잡았다가 그 역시 지도자로 첫 실패를 맛봤다. 12년의 세월이 지나 내년 북중미 땅에서 다시 의기투합해 비상을 그린다.
손흥민은 토트넘 유니폼을 입고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활약하던 2018년 러시아에서 신태용 감독 지도 아래 두 번째 월드컵 본선을 치렀다. 1승2패, 조 3위로 다시 탈락을 봤다. 그러나 손흥민은 멕시코와 2차전(1-2 패)에서 놀라운 왼발 감아 차기 슛으로 득점했을 뿐 아니라 독일과 3차전(2-0 승)에서는 후반 막판 김영권의 선제 결승골의 기점이 되는 코너킥과 추가 시간 상대 수문장 마누엘 노이어가 골문을 비운 틈을 타 폭발적인 질주로 왼발 쐐기포를 터뜨렸다. 역사적인 독일전 승리의 히어로였다.
마침내 파울루 벤투 감독과 함께한 커리어 세 번째 월드컵인 2022년 카타르 대회에서 사상 첫 16강 진출의 기쁨을 맛봤다. 직전 2021~2022시즌 아시아인 최초로 EPL 득점왕에 오른 그는 월드컵을 앞두고 안와골절 부상을 입어 어둠이 드리웠다. 그러나 안면 보호 마스크를 착용하며 투혼을 발휘했다. 포르투갈과 조별리그 3차전(2-1 승)에서 종료 직전 천금 같은 어시스트로 황희찬(울버햄턴)의 결승골을 도왔다. 이 승리로 한국은 1승1무1패(승점 4)를 기록, 조 2위로 조별리그를 통과했다.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회 이후 12년 만에 원정 월드컵 16강 역사를 썼다. 내년 손흥민은 만 34세다. 지난 2연전에서 입증하듯 '대체 불가' 자원이지만 네 번째 월드컵은 자신과 싸움이 될 가능성이 크다. 한계를 넘어 해피엔딩을 그린다.

김용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