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트넘, 오늘 보되/글림트와 4강 2차전
1차전 3-1 완승… UEL 최종 무대 청신호
EPL 사무국까지 리그 일정 조정 특혜
현지 언론, 손흥민 결승전서 복귀 전망
이번엔 '무관 징크스' 털어낼지 관심

'무관의 한(恨)'을 이번엔 풀 수 있을까.
손흥민(33.토트넘)에게 운명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토트넘은 오늘 낮 12시(LA시간)노르웨이 보되에 있는 아스프미라 스타디온에서 킥오프하는 2024~2025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UEL) 4강 2차전에서 보되/글림트(노르웨이)를 상대한다.
지난 2일 홈 1차전에서 3-1 완승한 토트넘은 한결 여유롭게 원정 2차전에 나선다. 자연스럽게 토트넘이 결승에 올라 손흥민이 클럽 커리어 첫 우승 트로피를 품을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010년 독일 함부르크에서 프로로 데뷔한 그는 레버쿠젠(독일)을 거쳐 2015년 토트넘에 입성했다. 빅리그에서 무려 15시즌을 보내면서 아시아인 최초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득점왕, 100호골 등 기록 제조기 행보를 이어갔다. 그러나 정작 우승과 연이 없다. 그가 성인 무대 데뷔 이후 유일하게 우승컵을 손에 넣은 건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이다. 당시 와일드카드로 23세 이하 대표팀에 합류해 금메달을 목에 걸며 병역 특례 혜택까지 얻었다.
다만 클럽 커리어에선 우승이 없다. 토트넘 유니폼을 입고 2019년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 무대에 섰지만 리버풀에 0-2로 져 준우승했다. 
2년 뒤엔 맨체스터시티와 리그컵(카라바오컵) 결승전을 치렀는데 0-1로 허무하게 패했다. 당시 손흥민은 그라운드에 주저앉아 눈물을 쏟아냈다.
어느덧 서른 중반에 다다른 손흥민에게 주어진 시간은 많지 않다. 실제로 이번시즌 '에이징커브' 현상이 두드러진다. 지난해 9월 햄스트링 부상을 입더니 최근엔 발을 다쳐 전열에서 이탈했다. 지난달 11일 프랑크푸르트(독일)와 UEL 8강 1차전을 끝으로 리그를 포함해 공식전 6경기에 내리 결장했다. 그가 한시즌에 이처럼 연이은 부상으로 장기 결장한 건 빅리그 데뷔 이후 처음이다.
하지만 불꽃 같은 의지로 UEL 무대를 바라보고 있다. 토트넘의 앙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지속해서 손흥민의 상태가 나아지고 있다고 언급했다. 토트넘 소식을 전하는 '스퍼스웹' 등 현지에서는 손흥민이 보되/글림트전은 어려워도 결승전엔 뛸 수 있을 것이라 전망하고 있다.
토트넘이 결승에 오르면 또다른 4강전을 치르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아틀레틱 빌바오(스페인)전 승자와 오는 22일 오전 4시 스페인 빌바오에서 맞붙는다. UEL 정상에 서면 차기 시즌 챔피언스리그 무대도 밟을 수 있다. 첫 우승을 갈망하는 손흥민과 2007~2008시즌 리그컵 우승 이후 17년 만에 정상을 노크하는 토트넘 모두 동기부여가 충만하다.
여건도 안정적이다. EPL 사무국은 6일 'UEL 결승전 참가 가능성을 염두에 둔 토트넘의 요청으로 토트넘과 애스턴 빌라와 37라운드 경기를 17일에 열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애초 이 경기는 18일 예정됐다. 
그러나 UEL 결승전을 더욱더 여유있게 대비하고픈 토트넘의 요청을 빌라가 받아들였다.
보되/글림트를 상대로 방심은 피해야 한다. 손흥민과 더불어 공격의 핵심인 제임스 매디슨이 무릎 부상으로 이탈했고, 지난 1차전에서 득점한 스트라이커 도미니크 솔란케도 대퇴사두근 통증을 호소하고 있다. 
브레넌 존슨, 히샬리송 등 다른 공격수의 활약이 절실하다. 손흥민도 두 손 모아 팀의 결승행을 기도한다. 그리고 결전지 빌바오에서 직접 뛰며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는 그림을 그린다.

김용일 기자 kyi0486@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