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 190cm가 넘는 거구의 남성이 이유없이 어깨를 '퍽'…”
[지구촌]
日·한국 이어 영국서도 피해 속출
여성·노인등 약자 노린 신종 폭력
"실패한 남자의 분노 표출 화풀이"
순식간에 치고 도주, 체포 힘들어
일본에서 여성 보행자만을 노려 일부러 강하게 어깨를 부딪치는 이른바 '어깨빵'이 심각한 사회 문제로 떠오른 가운데 최근 이 같은 행위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하고 있다.
일본과 한국에 이어 영국에서도 나타나며 사회적 공분이 커지고 있다. 이들은 혼잡한 장소에서 고의로 여성이나 노인과 부딪히며 분노를 표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17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여성 인플루언서 아일라 멜렉은 지난 4일 영국 런던 동부 마일엔드 운하길을 따라 친구와 걷던 중 한 키가 190cm가 넘는 거구의 남성과 어깨가 부딪힌 뒤 그대로 쓰러졌다.
멜렉은 "지나갈 공간이 충분했음에도 남성이 나를 일부러 들이받았다"며 "그 정도로 강하게 누군가를 밀고 지나가는 일은 우연일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BBC 런던에 밝혔다.
그녀는 "충돌 직후 물에 빠질 뻔했지만 다행히 풀밭 쪽으로 넘어졌다"며 "당시 근처에 유리나 금속 같은 위험한 물건이 없었던 게 천만다행"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손바닥을 다쳤다며 영상에서 상처 부위를 공개하자 해당 영상에는 유사한 피해를 겪었다는 댓글이 잇따랐다.
비슷한 유형의 범행은 일본에서 먼저 사회적 문제로 떠올랐다. 2018년 한 남성이 약 30초 동안 최소 4명의 여성에게 고의로 어깨를 들이받는 영상이 SNS에 퍼졌다. 영상에는 여성의 가슴 부위를 노려 충돌하는 장면도 담겼다. 2020년에는 도쿄 지하철역에서 30대 남성이 같은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다. 그는 나흘 동안 여성 6명을 고의로 들이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처음 부딪쳤을 때의 강렬한 감각 때문에 범행을 반복하게 됐다”고 진술하며 공분을 자아냈다. 어깨빵 범죄가 사회적 문제로 번지자, 일본 철도회사는 이를 ‘민폐 행위’로 규정하고 경비와 역무원 감시를 강화했다.
한국에서도 유사 범죄가 발생했다. 지난해 1월, 40대 남성이 처음 보는 여성에게 고의로 어깨를 들이받았다. 피해 여성은 그대로 넘어지며 엉덩이뼈가 골절됐고, 전치 4주의 진단을 받았다.
SCMP는 이 같은 범죄에 대해 “관계 형성에 실패한 남성들이 번화가나 기차역처럼 사람이 붐비는 곳을 찾아가 낯선 이들과 충돌하며 분노를 표출한다”고 분석했다. 피해자가 놀라거나 당황하는 사이, 가해자는 군중 속으로 사라져 추적이 어려운 경우가 많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