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고 돌아' 이번엔 사회부총리 '1인 3역'사상 초유
대선 前까지 33일간 대통령·총리·부총리 역할 총괄
美 통상 압박 등 대응력 의구심…대선 관리도 숙제

한덕수 전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와 최상목 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일 한날 물러나면서 국정 서열 4위의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대통령과 국무총리의 역할까지 떠맡게 됐다.
전날 물러난 최상목 전 부총리가 대통령과 국무총리에 대한 탄핵 국면에서 대통령 권한대행 역할을 맡은 바는 있지만 대통령과 국무총리, 경제부총리가 줄줄이 공석이 되면서 바로 아래 서열인 사회부총리가 '1인 3역'을 하는 것은 초유의 일이다.
교육 전문가이자 사회부처를 총괄해온 사회부총리가 외교·안보·경제 등 국정전반의 콘트롤타워 역할을 떠안으면서 대통령 탄핵에서 비롯된 권력 교체기의 혼란스러운 국정을 어떻게 헤쳐 나갈지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새로 들어선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전방위 압박으로 인한 경제·통상·안보 문제에 대한 대응을 적절하게 할지가 가장 큰 관심사로 떠오른 상황이다.
대통령이 파면된 상황에서 한 전 대행의 사퇴와 최 전 부총리 사임으로 사회부총리인 이 권한대행이 2일 0시부터 대통령과 국무총리의 역할을 이어받았다.
불과 4개월여 전 경제부총리가 '권한대행의 권한대행'이라는 초유의 상황을 맞은 데 이어 이제는 사회부총리가 '권한대행의 권한대행의 권한대행'이 된 셈이다. 공식 명칭은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다.
이 권한대행의 운신의 폭은 제한적이다. 6·3 조기 대선까지 불과 '33일간의 대행'이기 때문이다. 이 대행은 강한 통솔력을 발휘하기보다는 각 부처가 맡은 역할을 빈틈 없이 수행할 수 있도록 하면서 국정을 안정적으로 끌어나가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가장 당면한 과제는 경제다. 이 권한대행은 서울대 무역학과와 서울대 대학원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코넬대에서 경제학박사를 취득한 경제학자 출신이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10∼2013년 교육부 장관에 이어 윤석열 정부에서도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을 맡는 등 경제보다는 교육 전문가로서 주된 경력을 쌓아왔다.
그렇기에 미국의 역성장 충격과 통상 압박 등 외부 악재와 계속되는 내수 부진 등 국내 경제 문제에 적기 대응할 수 있겠느냐는 의구심도 있다.
또 한달 여 앞으로 다가온 조기 대선을 공정하고 안정적으로 관리해야 할 책무도 주어졌다. 이 권한대행은 이날 행정안전부 장관 직무대행에 대한 긴급지시를 통해 공정하고 질서있는 대선 관리를 위한 모든 지원을 다하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