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과세 폭탄에도 '꽉꽉'…이 물류 창고의 비밀은?

[뉴스진단]

 외국 수입 물품 관세 무적용 릫대외무역지대릮
 1~2달 보관 관세 대신 렌트비로'시간 벌기'
'오락가락' 관세 정책에 수요 4배 이상 늘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부과 여파로 해외 수입 물동량이 크게 감소하면서 LA항을 중심으로 형성된 물류 창고업계가 침체 국면을 맞고 있는 상황에서 보관을 위해 밀려드는 수입물품으로 유독 특수를 맞으며 전성기를 누리고 있는 곳이 있다. 바로 '대외무역지대'(FTZ)로 일명 '보세 창고'라고 불리는 물류 보관 창고다. LA항을 통해 들어온 외국 수입물품을 미국 세관 승인으로 관세를 적용받지 않으면서 일시적으로 보관할 수 있는 보세 창고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시도 때도 없이 변하는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폭탄을 피할 시간을 벌기 위해 수입업체들이 보세 창고로 몰리고 있어서다. 특히 해외 수입 물동량의 40%가 중국산인 LA항 인근의 보세 창고 인기는 그야말로 하늘을 찌를 기세다. 
1일 LA타임스(LAT)에 따르면 LA항에 하역된 중국산을 비롯한 외국 수입물품들의 상당수가 보세 창고로 직행할 정도로 보세 창고에 대한 수요가 급등하고 있다고 전했다.
수입업체들 사이에서 보세 창고의 인기가 치솟고 있는 것은 보세 창고에 물품을 보관하고 있는 동안 관세 적용이 되지 않는 장점 때문이다. 최대 5년까지도 보관할 수 있다. 오락가락하는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조치에 현재 전 세계 국가에 10% 기본 관세를 부과하고 중국산 수입물품에는 145%의 관세 폭탄을 부과하는 정책이 언제 변할지 모르는 상황에서 잠시 보세 창고에 1~2달 정도 보관하면서 관세 정책이 완화될 때까지 시간을 벌려는 의도가 맞아 떨어진 것이다. 
상업용 부동산을 전문으로 하는 한 부동산 에이전트는 "보세 창고에 대한 수요가 최근 들어 지난해에 비해 2~4배나 치솟고 있다"며 "최소 한 두 달 정도 트럼프 관세 정책을 지켜보며 수입물품을 임시 보관하겠다고 생각하는 업체들"이라고 했다.
어렵게 얻은 해외 생산업체와 관계를 고려해 높은 관세에도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수입물품을 받은 수입업체들도 보세 창고를 찾고 있다. 
LAT에 따르면 LA항 내 보세 창고의 면적은약 20억스퀘어피트로 전체 상업용 창고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미미한 상황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보세 창고를 차지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보관료도 크게 상승하고 있다고 LAT는 전했다. 수요가 폭증하면서 보세 창고의 보관료는 일반 물류 창고에 비해 최대 60%까지 상승했다. 수입업체로서는 감수할 수밖에 없는 대가를 지불하고 있는 셈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일반 물류 창고에서 보세 창고로 전환하려는 움직임도 크게 늘었다. 하지만 엄격하고 까다로운 자격 요건이 요구되고 있어 보세 창고로 전환하기까지 수 개월이 소요된다. 
수요에 비해 공급이 작다 보니 특히 중국산을 중심으로 LA항의 해외 수입물량이 35%까지 급감할 것이란 예상이지만 보세 창고의 특수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란 게 관련 업계의 전망이다.

남상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