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후 6개월 딸 모유 수유하며 100km 마라톤 우승
[이·사·람]
30분 늦게 출발, 중간중간 수유 불구 1등
"큰 목표 세우는 것을 절대로 두려워말라"
캐나다의 한 여성이 100km를 달리는 울트라 마라톤에서 중간중간 딸에게 모유 수유하면서도 우승을 차지해 화제다.
최근 호주 ABC 방송은 지난 17일 영국 최대 규모 울트라 마라톤 '울트라 트레일 스노도니아 레이스'에서 우승한 인권 변호사 스테파니 케이스(43)의 사연을 소개했다.
케이스는 100㎞를 16시간 53분 22초에 완주해 여성 1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그녀가 화제가 된 것은 단순히 이 경기에서 우승했기 때문만은 아니다. 출산한 지 6개월밖에 지나지 않은 데다, 경쟁자들보다 30분 늦게 출발하고, 생후 6개월 된 자신의 딸에게 모유 수유를 하기 위해 중간중간 보급소에 멈춰서면서도 우승하는 쾌거를 거뒀기 때문이다.
원래 울트라 마라톤에 꾸준히 참여해 왔던 케이스는 난임 치료를 위해 지난 3년간 경주에 참여하지 않았다. 반복적인 유산과 시험관 시술에 여러 차례 실패한 끝에 그는 지난해 11월 딸 페퍼를 품에 안았다.
이번 마라톤 코스 곳곳에는 선수들이 물을 마시고, 화장실을 이용하고, 때로 식사를 할 수 있는 보급소 7곳이 있었는데 케이스는 2곳에서 파트너가 데려온 딸을 만나 모유 수유를 했다. 그는 "작은 아이를 보급소에 두고 가는 게 마음 아팠지만, 딸과 내 자신에게 '엄마 러너'가 얼마나 놀라운지 보여주고 싶었다";고 밝혔다.
케이스는 오는 7월 미국 콜로라도에서 열리는 100마일(약 161km)레이스를 앞두고 연습 겸 이 대회에 참가했다. 우승에 대한 기대 없이 자유롭게 뛰었다는 그는 결승선을 통과할 때까지 자신이 우승했다는 사실을 몰랐다. 도무지 믿기지 않아 주위에 "내가 이겼다고?"라며 여러 번 물었다고 대회측은 전했다.
케이스는 “내 노력이 어떤 이들에게는 영감을 줄 수 있지만, 다른 이들에게는 의욕을 잃게 만들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나는 출산 후 회복이 빨라 다행이었다. 골반 저근 운동을 많이 하긴 했다. 하지만 다른 사람들은 그렇게 운이 좋지 않을 수도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산후에 어떤 일을 하고, 하지 말아야 할지 결정할 때는 자신의 신체 상태를 보고, 전문가의 조언을 들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그는 모든 엄마들에게 “자신을 위해 큰 목표를 세우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