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한미 무역협상 타결…韓, 美에 3500억달러 투자"

자동차·농산물 시장 완전 개방…1000억달러 LNG 등 수입

"미국산 제품 한국서 무관세…백악관서 李 대통령 만날 것"
한국 정부 "25%→15%로 낮춰, 펀드 규모 일본의 36% 불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30일 한국이 미국에 3500억 달러(약 490조 원)를 투자하는 조건 등으로 한국에 대한 상호관세율을 기존 25%에서 15%로 인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등 한국 무역 협상 대표단과 회담한 뒤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미국이 한국과 완전하고 포괄적인 무역 합의에 도달했다는 것을 발표하게 돼 기쁘다”고 했다.
이어 이번 합의 내용에 대해 “미국이 소유·통제하고 대통령인 내가 직접 선택한 투자처에 한국이 3500억 달러를 투자할 것”이라며 “한국은 1000억 달러(약 140조 원) 규모의 액화천연가스(LNG)나 기타 에너지 제품을 구매하고, 투자 목적을 위해 대규모 자금을 투자하기로 합의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이 금액은 향후 2주 내에 이재명 대통령이 양자회담을 위해 백악관을 방문할 때 발표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자리에선 트럼프 대통령과 이 대통령이 한국 기업들의 대미 투자 등 구체적인 합의 내용을 공개할 것으로 예상된다.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이 미국과의 무역에 완전히 개방적일 것”이라며 “자동차, 트럭, 농산물 등 미국산 제품을 수용한다는 데 합의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관세를 부과받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국 대표단은 대미 관세 협상의 ‘데드라인(마감 시한)’인 8월 1일 전까지 관세율을 낮추기 위해 그간 미국 측과 협상해 왔다.
대통령실 김용범 정책실장은 이날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브리핑을 열고 “이번 합의로 상호관세율은 기존 25%에서 15%로 낮아졌다”고 확인하며 “우리 주력 수출 품목인 자동차 관세도 15%로 낮췄다”고 밝혔다. 이어 “추후 부과 예고된 반도체, 의약품 관세도 다른 나라 대비 불리하지 않은 대우를 받을 것”이라고 했다.
농산물 시장 개방과 관련해선 “미국과 협의 과정에서 농축산물 시장 개방에 대한 강한 요구가 있던 것은 사실”이라며 “식량 안보와 우리 농업의 민감성을 감안해 국내 쌀과 소고기 시장은 추가 개방하지 않는 것으로 합의했다”고 설명했다.
김 실장은 3500억 달러 규모 펀드에 대해선 “한미 조선협력 펀드 1500억 달러는 선박 건조, MRO(유지·보수·정비), 조선 기자재 등을 포괄한다”며 “조선 분야 외에도 반도체, 2차전지, 바이오 등 우리 기업이 경쟁력 있는 분야의 대미 투자 펀드 2000억 달러를 조성하기로 했다. 우리 기업은 전략적 파트너로 참여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말했다.
앞서 한국과 무역 구조가 유사한 일본은 5500억 달러(약 760조 원) 대미 투자에 합의하고 상호관세율을 25%에서 15%로 낮췄다. 이와 관련해 김 실장은 “미국 상호관세 조치가 미국 무역적자를 줄이기 위해 시작된 점을 고려하면 일본과 우리의 펀드 규모를 경제 규모로 단순 비교하는 것은 어렵다”면서도 “우리 기업이 주도하는 조선펀드 1500억 달러를 제외하면 우리 펀드 규모는 2000억 달러로 일본의 36%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韓의 대미 투자 수익
 90%  미국이 가져가"

한편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은 “한국의 대미(對美) 투자 펀드 수익의 90%를 미국이 가져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수익 배분 비율은 미국이 일본과의 합의에서 적용한 비율과 같다. 그는 “반도체·의약품 관세는 다른 나라보다 불리하지 않게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철강·알루미늄에 부과된 50% 관세는 그대로 유지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