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8 강진에도…환자 살렸다
[러시아]
수술 포기 않고 끝내
현지서 쏟아진 찬사
러시아 극동 캄차카반도에서 난 규모 8.8 강진으로 병원 건물이 흔들리는 와중에도 수술을 멈추지 않은 의료진이 화제다.
30일 현지 언론 리아노보스티에 따르면, 이날 캄차카주 암병원은 지진으로 수술실까지 흔들리던 당시 의료진이 종양 제거 수술을 이어가던 순간의 CCTV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에는 건물 전체가 흔들리면서 수술받는 환자가 누워있는 침대, 조명, 각종 집기도 함께 흔들리는 장면이 담겼다. 큰 진동 속에서도 멸균복 차림의 의료진은 몸을 피하지 않고 꿋꿋하게 수술실을 지켰다.
침착하게 환자와 의료 장비들이 떨어지지 않게 꼭 붙잡으며 진동이 멈추기를 기다렸으며 특히 한 의료진은 수술대를 온몸으로 막았다.
집도의로 추정되는 의료진은 다른 의료진의 팔을 한번씩 쓰다듬으며 안심시키기도 했다.
지진에도 불구하고 수술은 성공적으로 마무리됐으며, 환자 역시 무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안정적인 상태로 중환자실에서 회복 중이다.
영상 속 의료진 중 한 명인 야나 그보즈데바 종양외과 의사는 당시 상황에 대해 “오래 걸릴 상황이라는 걸 인지했고, 그래서 손이 닿는 모든 수술 도구들을 고정했다”며 “환자가 수술대에서 떨어지거나 기구가 떨어지는 일이 없도록 최대한으로 환자도 고정했다”고 했다. 이어 “마취과 의사도 바로 옆에 있던 장비들을 고정했다”며 “마취 장비가 환자와 분리되면 결과는 위험하거나 심지어 치명적일 수도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후 이 영상이 화제가 되자, 캄차카주는 의료진에 포상하기로 했다.
블라디미르 솔로도프 캄차카 주지사는 “강진에도 환자를 버리지 않고 수술을 계속한 의료진이 국가에서 상을 받을 수 있도록 서류를 준비하라고 지시했다”며 “이런 용기는 최고의 평가를 받을 자격이 있다”고 했다. 아울러 “강진 속에서도 사명감을 잃지 않은 의료진에게 감사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