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둥성 12개 도시 확진자 올들어 4824명 급속 확산…미국 보건당국, 여행경보 발령 검토중

[중국]
WHO "119개국서 발견", 세계적 유행 경고
걸리면 심한 관절통…특화 치료제도 없어

세계보건기구(WHO)가 전 세계적 유행 가능성을 경고한 바 있는 릫치쿤구니야릮열병이 중국에서 급속도로 확산돼 비상이 결렸다. 
뎅기열과 지카바이러스처럼 모기를 통해 전파되는 질병으로 올해 중국 남부 광둥성 12개 도시에서 치쿤구니야열병 확진자가 4824명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확진자 대부분이 광둥성 포산시에 몰려 있으며 홍콩과 인접한 선전시에서도 확진 사례가 나왔다. 광둥성 질병예방통제센터는 확진자 중 중증이나 사망자는 없고 모두 경증이라고 밝혔다.
미국 보건당국은 치쿤구니야 열병 때문에 중국에 대한 여행경보 발령을 검토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 등이 31일 전했다. 올해 한국에서 신고된 치쿤구니야 열병 환자는 1명이다.
중국에서 확인된 4824명 확진자중 가운데 절반이 넘는 2940명이 최근 1주일(지난달 20~26일) 사이에 감염됐다. 이후로도 하루 신규 확진자 수가 400명 안팎을 기록하는 등 확산세가 꺾이지 않고 있다. 다만 아직까지 사망자나 중증 환자는 없다고 광둥성 측은 설명했다.
앞서 WHO 곤충 매개 바이러스 전문가 다이애나 로하스 알바레스는 지난 22일 브리핑에서 “치쿤구니야열병이 널리 알려진 질병은 아니지만 세계적으로 119개국에서 발견됐다”며 “이번 확산 양상은 인도양 섬들에서 번진 뒤 세계적으로 확산해 약 50만명이 감염된 2004~2005년 때와 비슷하다”고 했다.
치쿤구니야 열병은 해당 바이러스에 감염된 이집트숲모기나 흰줄숲모기에게 물렸을 때 감염되는 제3급 법정 감염병이다. 대개 1~12일의 잠복기를 거친 뒤 고열, 발진, 관절통, 근육통 등이 나타난다. 치쿤구니야는 동아프리카 탄자니아의 부족 언어로 ‘굽어진다’는 뜻을 갖고 있다. 이 병에 걸리면 심한 관절통으로 자세가 구부정해진다는 의미에서 병명이 붙여졌다.
치쿤쿠니야 열병은 별다른 치료제가 없다. 보통 1주일 안에 회복되지만, 수개월에서 수년에 걸쳐 관절통이 이어지는 경우도 있다. 치사율은 1% 미만이지만, 현재 특화된 치료제가 없어 대규모 유행 시 사망자 발생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때문에 모기에 물리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광둥성 내 확진자 중 90% 이상이 집중된 포산시 일대는 최근 대대적인 방역 작업에 나서고 있다. 특히 포산 당국은 도심 속 호수나 연못에 물고기 5000마리도 방류했다. 물고기는 물속에 서식하는 모기 유충을 잡아 먹어 모기 번식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 또 광둥성 중산대 의대 연구진은 숲모기의 천적으로 불리는 대왕모기를 풀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