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간 전신마비 여성 "상상만 하면 현실이 돼" 

뉴럴링크 칩 이식 첫 女
두뇌-컴퓨터 원격 연결
생각만으로 그림도 그려 

교통사고로 20여 년간 전신마비 상태였던 미국인 여성이 생각만으로 컴퓨터를 조작해 글을 쓰고 그림을 그려 화제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설립한 뇌신경과학 스타트업 뉴럴링크의 컴퓨터 칩을 뇌에 이식해 가능해진 일이다.
28일 CNBC에 따르면 루이지애나 출신의 오드리 크루즈(35)는 최근 자신의 소셜미디어 X에 컴퓨터를 통해 자신의 이름을 쓸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20년 만에 처음으로 내 이름을 써봤다”며 뇌-컴퓨터 인터페이스(BCI)를 활용해 화면에 필기체로 ‘오드리’라는 이름을 적은 사진을 공개했다. 비뚤비뚤하게 적힌 글씨가 담겨 있는 이 사진은 온라인상에서 화제가 됐고 엑스(X·옛 트위터)에서는 200만회가 넘는 조회수를 기록했다. 또 사과, 하트, 나무, 고양이 등 그림도 화면에 직접 그려 올렸다.
그루즈는 “검지손가락으로 왼쪽 버튼을 클릭하고, 커서가 손목을 따라 움직인다고 상상하면 된다”며 “물리적으로 움직이지 않아도 된다. 텔레파시를 이용한 평범한 일상”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칩을 이용하면 생각만으로 그림을 그리거나 글을 쓰고, 마우스를 스크롤 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16세에 교통사고로 척추가 손상돼 전신이 마비된 크루즈는 지난주 마이애미대에서 칩을 이식하는 수술을 받았다. 뉴럴링크 칩을 이식한 9번째 환자로, 여성으로는 처음이었다.
뉴럴링크는 지난해부터 사람의 두뇌와 컴퓨터를 원격으로 연결하는 장치를 사지가 마비된 환자에 이식하는 연구를 진행해왔다. 뉴럴링크는 2030년에 시각 회복 장치인 ‘블라인드사이트’를 출시하고, 2031년까지는 파킨슨병 치료용 ‘딥(Deep)’ 등을 연간 2만명에게 이식하는 것이 목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