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트닉 美상무장관 주장…대통령실 “이해 어려운 일”
"협의 후 구체화될 것"
일본과도 유사 논란
“한국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미국이 투자할 수 있도록 3500억 달러를 제공하고 그 수익의 90%는 미국 국민에게 돌아갈 것이다.”(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
“미국 측 원문을 보면 투자 수익을 90% ‘리테인(retain·유보)’ 한다고 돼 있다. 우리는 90%에 대해 내부적으로 재투자 개념일 것 같다고 본다.”(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
한국과 미국의 무역협상이 전격 타결된 가운데, 한국 대미 투자액에 대한 ‘90% 이익 환수’ 표현을 둘러싸고 양국 간 해석이 엇갈리고 있다. 공식 합의문이 없다 보니 각자 유리한 대로 해석하는 것인데, 앞서 미국과 무역협상을 타결하며 역시 대규모 대미 투자를 약속한 일본에서도 비슷한 논란이 벌어졌다.
이날 러트닉 장관은 자신의 X에 글을 올려 대미 투자(3500억 달러) 수익 90%의 미국 귀속을 언급했다. 하지만 이 중 1500억 달러는 조선업에 한정돼 투자하는 일명 ‘마스가 펀드’여서 실질적으론 2000억 달러 규모의 투자펀드를 가리킨 것으로 해석된다.
김 실장은 대미 투자 펀드에 대해 “90%, 10%라는 표현은 일본 표현을 가져다가 미국 상무부에서 그렇게 말한 것 같다”며 “그 정도 수준의 딜(합의)들이 되고 있지 않다”고 부인했다. 미국은 마치 한국이 미국 뜻대로 쓸 수 있게 2000억 달러를 제공하고 수익의 90%도 미국에 주는 것처럼 얘기하는데 실상은 다르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펀드 수익의 90%가 미국에 재투자되는 개념이라고 설명했다. 김 실장은 “(90% 이익 유보 조항이) 협의 단계에서 구체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은 미국 뜻대로 쓸 수 있는 5500억 달러를 미국에 투자하고, 그 이익의 90%를 미국이 가진다는 데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협상을 지휘한 아카자와 료세이 경제재생상은 “5500억 달러를 미국에 뺏겼다는 해석은 완전히 엉뚱한 것”이라며 “출자는 전체 투자 규모의 1~2% 정도이고, 나머지는 대부분 대출이나 보증”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