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성수기에도 외국인 관광객 급감, 美 예약률 '뚝'…관광수입 125억弗 감소 전망
[뉴스인뉴스]
비자발급 강화·이민정책에 여행 기피
라스베가스 방문객 11% 감속 직격탄
"탁룩 관광객 유치 혈안, 美는 문 닫아"
미국의 호텔산업이 외국인 관광객 감소로 직격탄을 맞고 있다. 여름 성수기에도 주요 관광 도시의 호텔 예약률이 뚝 떨어졌다. 경기 둔화외에 까다로워진 이민·비자 정책과 관세 확대 등 대외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14일 미국의 관광산업 조사기관 투어리즘이코노믹스는 올해 미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 지출이 83억달러로 전년 대비 4% 이상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세계관광여행협의회(WTTC)는 최대 125억달러의 수입이 감소할 것이란 예상을 내놓기도 했다. 뉴욕, 라스베가스 등 주요 관광도시 내 중저가 호텔의 매출 감소세는 더 뚜렷하다.
특히 라스베가스는 지난 6월 방문객이 309만 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11.3% 급감했다. 호텔 평균 객실점유율은 78.7%로 전년 대비 6.5%포인트 떨어졌다. 캐나다, 멕시코 등 미국의 우호적인 인접국 관광객 감소가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 전체 호텔의 올해 4월 평균 객실점유율은 63.9%로 전년 동기보다 1.9%포인트 하락했다. 판매 가능한 객실 1곳이 하루 동안 벌어들인 평균 매출(RevPAR)도 103.11달러로 같은 기간 0.1% 줄었다. 올해 2분기 전체로는 객실점유율이 1.4%포인트, RevPAR이 0.5% 낮아졌다.
이에따라 글로벌 호텔 체인의 실적 전망도 부정적으로 바뀌고 있다. 힐튼은 최근 콘퍼런스콜에서 올해 RevPAR 성장률 예상치를 0~2%로 축소했다. 메리어트도 연간 매출 증가율 전망을 1.5~2.5%로 낮췄다. 골드만삭스는 미국 주요 호텔의 RevPAR 성장률 전망을 기존 1.4%에서 0.4%로 대폭 내리며 관련 주식의 투자 등급을 잇달아 하향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같은 관광객 감소와 호텔 실적 악화는 까다로워진 이민·비자 정책 탓이 큰 것으로 보고있다. 다. 미국 정부는 지난달 20일부터 말라위, 잠비아 등 특정 국가 출신 비자 신청자에 한해 최대 1만5000달러 보증금을 걸도록 강제했다. 지난달 2일부터는 비자 면접 자격을 강화해 대부분의 신청자가 대면 심사를 받도록 했다. 유효한 비자를 가진 외국인 약 5500만 명에게 조건 위반 여부 등을 지속적으로 점검하는 ‘상시 재심사’도 강화했다.
또 강경한 이민 단속과 대규모 추방, 고율 관세 부과에 따른 반미 감정이 확산도 원인으로 꼽힌다.
미국 경제계는 “다른 나라는 관광객을 더 유치하려고 환영의 깃발을 올리는데 미국 정부는 사실상 문을 닫은 셈”이라며 “관광객 지출 규모가 팬데믹 이전 수준을 회복하기까지 수년이 걸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