숫자 3·9가 반대로…트럼프 '39% 관세폭탄' 풍자
[스위스]
다른 EU국가보다 훨씬 높은 美 관세 불만
시계·명품 등 생산 수출 산업에 심각 타격
“국내서만 판매 미국 관세 적용 대상 아냐”
스위스 시계 브랜드 스와치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의 관세 폭탄을 풍자한 한정판 시계를 발매해 화제다.
12일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스와치는 지난 10일 ‘만약…관세가?’(WHAT IF…TARIFFS?)라는 이름을 붙인 한정판 제품을 출시했다.베이지 색상의 이 제품은 파란색 숫자판에서 3과 9의 위치가 바뀌어 있다. 숫자 3이 있어야 할 자리에는 9를, 9가 있어야 할 자리에는 3을 배치해 시계판을 볼 때 트럼프 정부가 스위스제품에 부과한 39%의 고율 관세를 은유적으로 꼬집은 것이다.
기존의 원형 대신 세련된 정사각형 바이오세라믹 케이스에 일체형 바이오 소재 스트랩을 적용해 현대적이고 친환경적인 디자인을 구현했다.
이번 시계의 가격은 139스위스프랑(약 24만원)으로 스위스에서만 단기간 판매된다. 스위스 국내에서만 유통되기 때문에 미국 관세 적용 대상이 되지 않는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스위스와 인접한 유럽연합(EU) 국가들에는 관세를 15% 적용하기로 했지만, 스위스산 제품에 39%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해 스위스 정부와 산업계에 큰 충격을 줬다. 이는 지난 4월 예고했던 31%보다 8%포인트 높은 수준으로, 미국이 세계 각국에 부과한 관세 중 가장 높을 수준이다. 브라질·시리아·라오스 등 일부 개발도상국과 비슷하거나 더 높은 관세율에 속한다.
이 때문에 고급 시계와 명품 등을 주로 생산하는 스위스의 수출산업에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
스위스 언론은 “경제적 동맹을 무시한 전례 없는 차별적 조치”라고 강력 비판했다.
스와치는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배터리 커버에 새겨진 퍼센티지(%) 기호와 결합해 미국이 스위스에 부과한 고율 관세를 풍자한 것으로 미국에 대한 일종의 경고 메시지도 담겨있다”고 설명했다.
스와치는 판매량을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지만 지금까지 엄청나게 팔렸다고 귀띔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