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숫자로 보는 트럼프 2기 100일

 

행정명령 137개, 바이든의 3배…1기 때보다도 100개 이상 많아
평균 지지율 30%대 까지 급락…美대통령 가운데 가장 낮은 수준
주가 큰 폭 하락·공무원 7만5천명 자발적 퇴직·불법 입국은 급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100일 동안 서명한 행정명령 수는 앞선 정부들보다 압도적으로 많지만, 지지율은 2차 대전 이후 대통령 중 최저 수준이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5일보도했다.
WSJ은 오는 29일 트럼프 대통령 집권 2기의 임기 100일을 앞두고 초반 성과를 통계 지표를 통해 이처럼 조명했다.

▶취임 첫날 26개 행정명령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월 20일 취임 후 지난 24일까지 총 137개의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는 같은 기간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이 서명한 행정명령의 3배를 웃도는 것이다.또 트럼프 1기 첫 3개월간 서명된 행정명령보다 100개 이상 많은 수치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첫날 하루에만 무려 26개의 행정명령을 쏟아낸 바 있다. 행정명령 중에는 지난 2일 이후 글로벌 경제를 뒤흔들고 있는 상호관세 부과 방안과 같은 핵심 경제정책도 있지만, 연방정부 건물 내에서 종이 빨대 사용을 금지하는 등의 '깨알 지시'를 담은 행정명령도 있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내린 행정명령과 관련해 80여건의 소송이 제기된 상태다.


▶관세정책으로 증시 급락 직격탄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주가지수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 기준으로 지난 24일까지 8.5% 하락했다.
강도 높은 관세정책으로 경기침체 우려가 커진 게 증시에 직격탄을 날렸다.
정권 초반에는 다양한 정책 기대감에 주가가 강세를 보이는 경우가 많지만, 그렇다고 임기 초 증시가 약세를 보인 경우도 드물지는 않다.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이 취임한 2001년에도 '닷컴버블' 붕괴 여파로 첫 100일간 증시가 약세를 보인 바 있다.

 

▶긍정 평가 '뚝', 부정 평가 '쑥'

지지율도 최저 수준이다. 워싱턴포스트(WP)가 실시한 가장 최근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직무수행에 대해 '긍정적'이라고 평가한 응답자는 39%, '부정적'은 55%였다. 긍정 응답은 WP의 지난 2월 조사 때 지지율 45%보다 6%포인트 하락해 30%대로 떨어진 것이다. WP는 "트럼프 대통령 지지율은 과거 어느 대통령보다 낮다"며 "집권 1기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같은 시점에서 42%를,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은 52%를 기록했다"고 복기했다.

 

▶역대급 연방공무원 감축
임기 초반 이뤄진 연방공무원 감축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이끈 트럼프 행정부의 정부효율부(DOGE)는 강도 높은 연방기관 인력·지출 구조조정을 실시했고, 그 결과 약 7만5천명의 연방정부 직원이 자발적 퇴직을 선택했다. 또한 그 외 수만 명의 연방기관 직원이 해고됐지만, 이 중 상당수는 법원 결정에 따라 복직된 상태라고 WSJ은 전했다.

 

▶불법입국 숫자 60년만에 최저
불법 입국자 숫자는 60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대선 공약이었던 남부 국경 폐쇄 정책으로 불법적인 입국이 급감한 영향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