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사자 훈련시켰더니"

[과학뉴스]

 美대학 연구팀 동물 리듬 유지능력 최초 연구 
"리듬에 맞춘 행동 능력, 인간 국한된 것 아냐"

어렸을 때 구조돼 대학의 해양동물 실험실에서 자란 캘리포니아 바다사자(Zalophus californianus)가 리듬감을 익히고 박자를 맞추는 실험에서 사람보다 더 뛰어난 능력을 보였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샌타크루즈 캘리포니아대(UC Santa Cruz) 콜린 라이크무스 교수팀은 2일 과학 저널 사이언티픽 리포트에서 3살 때 메트로놈에 맞춰 고개를 흔드는 훈련을 받은 바다사자 로난(Ronan)이 15살이 된 후에도 이를 기억하고 사람보다 더 정확한 리듬감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이 연구는 인간의 리듬 유지 능력과 동물의 리듬 유지 능력을 직접 비교한 최초의 연구 중 하나로 시간을 지키는 것이 인간에게만 국한된 것이 아님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그동안 일부 포유류와 조류가 실험실 실험에서 리듬 신호에 맞춰 움직일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지만, 대부분의 척추동물은 박자에 맞춰 행동한다는 증거를 보여주지 못했다고 연구팀은 지적했다.
2008년 야생에서 태어난 로난은 영양실조로 탈진한 상태로 3번이나 구조된 뒤 야생에서 생존이 어렵다는 당국의 판단 아래 2010년 해양포유류의 행동과 생리를 연구하는 라이크무스 교수의 실험실로 입양됐다. 로난은 이곳에서 다른 동물들과 함께 학습과 기억, 감각 생물학, 잠수 생리학 등 다양한 연구에 참여했고, 메트로놈 박자에 맞춰 고개를 흔드는 훈련도 했다. 연구팀은 이 연구에서 박자의 정확도를 측정한 결과 로난이 대학생들보다 박자의 정확성이 더 높고 변동성은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라이크무스 교수는 "이 연구는 단순히 바다사자의 리듬 수행 능력을 테스트한 게 아니다. 가장 중요한 점은 성숙도와 경험 문제"라며 "이는 바다사자가 인지적 행동을 하고 이를 기억하고 개선하는 능력이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