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부터 멕시코산 토마토 관세 유예 폐지

"10% 가격 뛸 수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관세 전쟁 여파로 이르면 14일(현지시간)부터 미국인들 식탁에 오르는 토마토 가격이 껑충 뛸 수 있다고 CNN 방송이 13일 보도했다.

이미 철강·자동차 등에 대한 품목별 관세가 줄줄이 부과되며 미국에서 물가가 오르기 시작한 가운데 멕시코산 토마토에 대한 관세 유예 조치가 폐지되면 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보도에 따르면 미 상무부는 4월 토마토 관세 유예 협정을 철회한다고 발표했다. 이 협정이 덤핑 등으로 부당하게 가격이 책정된 멕시코산 토마토로부터 미국의 토마토 농가를 보호하는 데 실패했다는 이유였다.

1996년부터 거의 30년 가까이 시행된 관세 유예가 폐지되면 대부분의 멕시코산 토마토에는 20.9%의 관세가 붙게 된다.

미 노동통계국에 따르면 5월 기준 밭에서 기른 토마토의 소비자가격은 파운드당 1.7달러(약 2천340원)였다. 하지만 티머시 리처즈 애리조나주립대 농업경영 교수는 관세가 부과되면 토마토 가격이 약 10% 상승하고, 수요는 5% 감소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식료품점은 물론 피자 가게처럼 토마토를 쓰는 곳에서 가격이 뛸 수 있다는 것이다.

남부 캘리포니아에서 식당 비야 로마를 운영하는 테리사 라조는 관세 때문에 멕시코산 토마토 가격이 급등하면 식당이 파산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이 식당에선 샐러드는 물론 피자와 파스타에 들어가는 마리나라 소스를 만들 때 토마토를 쓴다.

라조는 "일주일에 세 번 외식하던 사람이라면 이젠 우리가 음식값을 올려야 하기 때문에 한두 번만 외식을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라조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조치가 불안정과 공포를 낳았다고 비판했다.

모두가 관세 부과에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 일부 농가에선 관세를 물려야 할 때가 됐다는 입장이다. 로버트 겐터 미국 플로리다 토마토거래소 부사장은 관세 유예 협정이 미국 농부들에게 해를 끼쳐왔다고 말했다.

반면 왈베르토 솔로리오 멕시코 바하칼리포르니아 농업협의회 사장은 "이번 조치는 상업적인 문제이기보다는 정치적 이슈라고 본다"며 "논리나 수치(의 문제)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식품 기업 하인즈의 경우 미국에서 판매하는 케첩에 미국산 토마토를 쓰고 있어 관세의 타격을 받지 않을 전망이다.

로스앤젤레스(LA)에서 피자 식당을 운영하는 저스틴 디 리언은 관세에 따른 가격 인상분을 자체적으로 흡수할지도 모른다면서도 "그저 관세 전쟁이 빨리 끝나기만 바란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정성호 기자 sisyph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