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가토 주한 이탈리아 대사

용산 대사관 이탈리아 건국기념일 행사 한복입고 등장
‘서툴지만 또박또박’ 한국어 연설…“한국어 너무 좋아”
이탈리아 삼색기 수놓인 한복 저고리 “양국 우정 상징”

한국에서 열린 이탈리아 건국기념일 행사에서 한복을 입고 한국어로 연설을 한 주한 이탈리아 대사가 온라인상에서 뒤늦게 화제가 되고 있다.
20일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지난달 23일 유튜브 채널 ‘알베르토 몬디’에 올라온 영상 속 에밀리아 가토 주한 이탈리아 대사의 인터뷰 내용이 주목받고 있다.
가토 대사의 패션과 연설이 화제가 된 행사는 1946년 이탈리아공화국 탄생을 기념하는 건국기념일인 지난달 2일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주한 이탈리아 대사관저에서 열렸다.
가토 대사는 연단에 올라 서툰 한국어로 또박또박 “여기 이탈리아 대사관에서는 저희 모두가 한 팀으로 일하고 있다”며 “이탈리아에 한국의 기술과 역사를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이탈리아 출신 방송인 알베르토 몬디는 “가토 대사가 처음부터 끝까지 한국어로 연설했다”고 설명했다.
이어진 인터뷰에서 가토 대사는 이날 연설을 100% 한국어로 한 이유에 대해 “한국어를 좋아한다. 언어를 통해 한국 사회와 문화, 한국인들의 여러 모습을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세종대왕의 팬이 됐다”며 “세상 어디에도 한 사람이 문자를 창조한 사례는 없다”고 부연했다.
건국기념일 행사임에도 이탈리아 전통 복장이 아닌 한복을 입은 의미도 밝혔다. 가토 대사는 이날 흰색 바탕 위에 이탈리아 삼색기가 수 놓인 한복 저고리를 선보였다. 치마는 붉은색, 허리띠와 저고리 소매 끝은 초록색으로 디자인돼 전체적으로 이탈리아 삼색기를 떠올리게 했다.
가토 대사는 “이탈리아와 한국 사이의 우정을 상징하는 것 같다”며 흡족해했다.
가토 대사는 끝으로 “K팝, K드라마 등 강력한 소프트 파워가 유럽 곳곳에도 스며들고 있다”며 “아직 세계에 널리 알려지지 않은 한국의 다양한 문화를 소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반대로 이탈리아는 역사와 문화유산이 잘 알려져 있지만 기술 강국으로는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이런 인식을 바꾸는 게 매우 중요한 과제”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