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헨리앤파트너스 조사 190개국 비자없이 여행 가능…美 공동 10위로 추락, 역대 최악 성적표
[뉴스인뉴스]
美 외교확장 소극적, 中은 개방 정책
1위 193개국 싱가포르, 일본 공동 2위
북한 93위, 아프가니스탄 99위 최하위
대한민국 여권(passport) 파워가 일본과 함께 세계 공동 2위에 올랐다.
23일 영국의 해외 시민권 자문 업체 헨리앤파트너스에 따르면 한국 여권으로 무비자 입국 가능한 국가 수는 190개로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1위는 전 세계 277개 국가 및 지역 중 193개국에 무비자로 입국할 수 있는 싱가포르가 차지했다.
헨리앤파트너스가 분기별로 발표하는 순위인 헨리 여권 지수(Henley Passport Index)에서 한국은 2020년 1월 3위를 기록한 이후 지금까지 2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한국은 2016년 6위, 2017년 7위, 2018년 3위, 2019년 2위 등을 기록했었다.
2014년 여권 파워 1위였던 미국은 리투아니아와 함께 공동 10위로 밀려났다. 미국 역사상 가장 낮은 순위다. 공동 순위를 차지하는 국가를 고려하면 미국 앞에는 총 33개국이 존재한다. 미국은 지난 분기에서는 공동 9위였다. 영국도 2015년 1위에서 올해 6위로 추락했다. 반면에 아시아 국가들의 여권 파워는 여전히 강세를 보여 비교된다.
이 지수는 국제항공운송협회 데이터를 기반으로 199개국 여권을 들고 무비자 방문할 있는 국가 수를 측정해 산출한다. 단순한 여행 자유도를 넘어 해당 국가가 국제 사회에서 가지는 위상과 외교력을 가늠하는 핵심 지표로 통한다.
싱가포르와 한국, 일본에 이어 3위는 오스트리아, 벨기에, 룩셈부르크, 네덜란드, 노르웨이, 포르투갈, 스페인이 공동으로 이름을 올렸다.
북한은 40개국을 무비자로 갈 수 있어 93위에 이름을 올렸다.
최하위인 99위는 아프가니스탄이었다. 아프간 여권으로 비자 없이 입국할 수 있는 국가는 25개국에 불과하다.
시리아(27개국)와 이라크(30개국)도 하위권을 유지했다.
헨리파트너스는 “다른 나라들이 적극적인 외교로 무비자 협정을 늘리는 것과 대조적으로, 미국과 영국 두 나라는 상대적으로 더 제한적인 입국 정책을 펴고 외교 관계 확장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였다”고 평했다.
미국과 영국이 주춤하는 사이, UAE와 중국은 공격적인 외교 정책으로 영향력을 빠르게 흡수했다. UAE는 지난 10년간 순위를 42위에서 8위로, 34단계를 끌어올렸다. 막대한 자본을 바탕으로 적극적인 비자 면제 협상을 벌인 결과다.
중국 역시 10년 전 94위에서 60위까지 34계단 순위가 뛰었다. 중국은 유럽과 북미권 국가 대신 걸프협력회의(GCC) 6개국 전체와 남미 주요국 등에 문을 여는 독자적인 개방 정책으로 순위를 끌어올렸다. 이러한 현상은 최근 몇 년 새 빠르게 다극화하는 세계를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것으로 분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