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200억불' 한도, 총 2000억불 현금 투자…자동차관세 15%로 인하
3천억불 중 2천억불 대미 현금 투자
수익 배분, 원금 회수까지 5대 5로
반도체와 의약품 등 최혜국 대우
이번 한미 정상회담은 연간 200억 달러 한도로 총 2000억 달러를 미국에 투자하는 내용이 골자다. 당초 미국이 요구한 '전액 선불 투자' 조건은 피했다. 이재명 한국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오후 국립경주박물관에서 열린 확대 오찬 겸 정상회의에서 이 같은 합의에 도달했다고 위성락 국가안보실장과 김용범 정책실장이 브리핑에서 밝혔다.
▣총 2000억 대미 투자
김 실장은 "대한민국 정부는 10월 29일 미국과의 관세 협상 세부 내용에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구체적으로 대미 금융 패키지 3,500억 달러(약 501조 원)는 현금투자를 2,000억 달러, 한미 조선업 협력(마스가 프로젝트) 1,500억 달러로 구성하기로 했다. 현금 투자 2000억 달러의 경우 연간 투자 상한을 200억 달러로 정했다.
김 실장은 "2000억 달러 투자가 한 번에 이뤄지는 게 아니고 사업 진척 정도에 따라 달러를 투자하기 때문에 우리 외환이 감내 가능한 범위에 있으며 외환시장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다"며 "원금 회수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원리금이 보장되는 상업적 합리성이 있는 프로젝트만 추진하기로 합의하고 이를 MOU(양해각서) 문안에 명시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특정 사업 프로젝트에서 손실이 나더라도 다른 프로젝트에서 난 이익으로 이를 보전할 수 있도록 하고 △미측이 일방적인 투자를 요구할 경우 조정을 위한 협의를 할 수 있는 등의 안전 장치도 담았다. 다만 안전 장치가 담긴 만큼 한국 정부가 요구했던 통화 스와프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양국은 원금 상환 전까지 발생하는 수익은 5 대 5로 배분하고 추후 조정 가능성을 열어뒀다. 앞서 관세 협상을 타결한 일본과 같은 조건이다.
▣ 자관세 15%로 인하
이번 합의에 따라 그동안 25% 고율 관세가 부과됐던 자동차 및 자동차 부품 관세는 15%로 인하된다. 의약품과 목재에 대해서도 최혜국 대우를 받기로 했고 반도체 관세는 주요 경쟁국인 대만과 비교해 불리하지 않은 관세를 적용받기로 했다. 항공기 부품·제네릭 의약품·미국 내에서 생산되지 않는 천연자원 등에 대해선 무관세를 적용한다. 김 실장은 조선업 관련 1500억 달러에 대해선 "조선·에너지 협력 펀드는 한국 기업 주도로 추진되며, 기업 보증도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조선업 협력과 관련해 양국은 국가안보회의(NSC) 산하 조선협력 협의체를 신설하기로 합의했다. 이 밖에 김 실장은 "쌀과 쇠고기를 포함한 농업 분야의 추가 개방도 방어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李 대통령 백악관 초청
이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만남은 지난 8월 말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 이후 약 두 달 만이다. 87분간 진행된 회담 말미에 트럼프 대통령은 이 대통령을 백악관으로 다시 초청했고, 이 대통령은 "서로 편안 시일에 찾아가겠다"고 화답했다고 위 실장은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