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스갯소리로 20대의 남자는 성냥불, 30대는 장작불, 40대는 담뱃불, 50대는 화롯불이다. 연령에 따라 화력이 다르다는 얘기다. 헌데 60대는 반딧불이란다. '불도 아니 것이 불인 척 하기 때문이라나? 정말 나이를 먹으면 태우지도 못하는 쓸모없는 불일까? 웬걸. 요즘 젊은이 못지않은 노익장을 과시하는 어른들이 연일 화제다. 올해 100세를 맞은 미국의 돈 펠먼이 '시니어 올림픽'100m 달리기에 출전해 꼴찌로 들어왔다고 한다. 그러나 그의 기록은 26.99초로 90세 이상 최고령 그룹에선 당당한 세계신기록이다. 화씨 100도의 폭염 속에서 처음으로 27초벽을 깬 100세 노인의 인생 승리였다. 펠먼의 신기록은 이번 달리기만이 아니다. 100m 달리기 세계신기록을 세운 건 이번이 5번째이며 멀리뛰기, 높이뛰기, 장대높이뛰기, 투원반 종목에서 이미 최고령 세계신기록도 보유하고 있다. 펠먼은 위스콘신 대 재학 시절 체조와 높이뛰기 선수였으나 경제사정으로 운동을 그만두고 제너럴 일렉트릭(GE)에 취직해 일하다 1970년 은퇴했다. 이후 자녀들의 권유로 '시니어 경기'에 참여하기 시작해, 지금까지 출전 기록이 127회에 이른다. 지난 2011년 캐나다 토론토 워터프론트 마라톤에 출전한 화우자 싱은 8시간 11분여 만에 역시 꼴찌로 결승선을 통과했지만 열렬한 환대를 받았다. 20여 년 전 불의의 사고로 부인과 자녀를 잃은 뒤 절망에 빠졌다가 삶을 되찾기 위해 마라톤을 시작했다. 그 후89세에 처음 마라톤 풀코스를 완주한 그는 2003년에도 93세의 나이로 토론토 대회 90세 이상 부문에 출전해 5시간 40분 1초로 우승하며 최고령 완주 기록을 세운 바 있다. 어디 이것뿐인가? 100세에 수필집을 낸 일본 할머니 시바타 도요도 있었다. 남편과 사별 후 아들의 권유로 92세에 처음 시를 쓰기 시작했는데 자신의 장례비용으로 모아 둔 돈으로 첫 시집 '약해지지 마'를 출판해 일본에서 160 여 만부의 판매고를 기록했다. 그녀는 자신의 시에서 '불행하다고 한숨 쉬지 말라'고 했다. 나이를 먹는 다는 것은 어떤 능력이나 재능이 있어야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누구나 똑같이 늙어간다. 그러나 자신을 변화시키려고 하는 노력에 따라 크게 성장하고 그 결과는 엄청나게 다르게 나타난다. 이처럼 나이를 먹는 것은 나의 선택 밖의 일이지만 자신이 커 가는 것은 스스로의 선택이다. 스스로 빛을 내는 반딧불처럼. 그래서 시인 사무엘 울만은 '때로는 예순 살 노인이 스무 살 청년보다 더 청춘일 수 있다'고도 했다. 사람은 나이를 먹어서 늙는 것이 아니라 이상과 열정을 잃을 때 비로소 늙기 때문이란 뜻이다. 오늘의 청년들은 한국을 '헬 조선'이라 부르고 자신들을 'N포 세대'라 하고 심지어 해외로 탈출하려는 이민계까지 든다고 한다. 지옥 같은 현실에 취업도, 결혼도, 미래 등 모든 것을 포기해야 하는 절망적 사회를 가리키는 말이다. 오죽하면 그렇게 됐을 까만은 그렇다고 포기만 하고 꿈마저 잃을까 참으로 우려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