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지석의 동서남북

수필가, 목사

  • 진정한 챔피언 조지 포먼

     조지 포먼은 자신의 나이 24세 때 40연승 무패 행진을 달리던 당대 최고를 자랑하던 권투선수였습니다. 그러나 그는 어느 날 자신에게 도전했던 무하마드 알리에게 치욕적인 KO패를 당하게 됩니다. 덕분에 알리는 권투 역사상 전설적인 승자로 기억되었으나 포먼은 그날의 충격으로 잇따라 패배하고 28세의 나이에 은퇴하고 말았습니다.


  • 세상을 변화시킨 약속

     지금도 많은 사람들로부터 존경을 받고 있는 교육자 페스탈로치는 일찍이 가난한 집안에서 성장했습니다. 아버지는 의사의 신분이었지만 돈을 버는 것보다 가난한 환자 치료를 우선하다 보니 늘 집안 사정이 좋지 않았습니다. 더군다나 아버지는 페스탈로치가 5살일 때 중병을 앓아서 세상을 떠나게 되었습니다. 이 때 아버지는 남은 가족의 안위가 걱정되었던 나머지 임종하기 전 가정부에게 이러한 부탁을 했습니다. "바아베리, 내 가족들을 앞으로도 지금처럼 잘 돌봐 주었으면 감사하겠네."


  • 제물포 고등학교의 무감독 시험

     인천 제물포 고등학교 시험 시간에는 시험감독을 하는 선생님이 없습니다. 시험을 치르기 직전 학생들이 선서를 하고 선생님은 시험지를 나눠준 다음 교실 밖으로 나갑니다. "선서! 무감독 고사는 양심을 키우는 우리 학교의 자랑입니다. 때문에 우리는 무감독 고사의 정신을 생명으로 압니다. 양심은 나를 성장시키는 영혼의 소리입니다. 때문에 양심을 버리고서는 우리는 성공할 수 없습니다." 선생님은 시험을 마치기 10분 전 돌아와서 답안지를 회수함으로 시험을 마치게 됩니다. 이러한 무감독 시험의 첫 결과는 참으로 놀라운 것이었습니다. 당시 무려 53명의 학생이 낙제 점수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부정행위를 한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다고 합니다. '학식은 사회의 등불, 양심은 민족의 소금'이라는 학교 교훈이 현실이 되는 순간이었습니다. 이후 대학 입시 경쟁이 과열되면서 내신 성적의 형평성과 공정성에 대한 문제가 제기되는 가운데 무감독 시험도 시험대에 올랐습니다. 그러나 학생, 교사, 학부모, 동문 모두가 힘을 모은 나머지 양심과 명예를 지키려는 무감독 시험을 지켜낼 수 있었습니다. "양심의 1점은 부정의 100점보다 명예롭다!"는 외침은 오늘도 그들 인생에 있어서 큰 능력이 되고 있습니다. 다른 사람보다 더 잘 되는 것이나 더 높은 점수를 받고 싶어 하는 것은 누구에게 있어서나 당연한 일입니다. 그러한 의미에서 볼 때 제물포 고등학교의 재학생들이 양심과 명예를 지키는 선택을 할 수 있었던 사실은 참으로 귀한 일입니다. 세상에서는 사람들의 욕심이 지나쳐서 부정한 방법으로 성취하려는 시도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에게는 자신만의 재판관인 양심이 있기 때문에 항상 양심의 소리에 귀를 기울일 수 있어야 합니다. 지금까지 지속되고 있는 제물포 고등학교 학생들의 양심의 울림을 통해서 세상에 남아있는 밝은 희망의 빛을 볼 수 있다는 생각입니다.


  • 책을 읽을 이유

     독서가 가져다주는 유익이 우리의 삶에 적지 않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독서는 무엇보다도 가장 넓은 세계를 가장 손쉽게 경험하고 상상하게 만들어 주는 가장 좋은 스승입니다.  1909년 노벨 화학상을 받은 독일의 물리화학자 프레드릭 오스트발트는 성공한 사람들에게서 공통점을 찾아냈는데 바로 '긍정적인 사고방식'과 '독서'입니다. 독서를 많이 하는 사람일수록 긍정적인 사고를 갖게 된다는 말이기도 합니다. 시카고 대학은 1930년대에 The Great Books라는 144권의 고전을 필독서로 지정하여 재학생들로 하여금 졸업할 때까지 다 읽도록 하는 '시카고 플랜'을 가동했습니다. 이 계획에 대해 처음에는 반대하는 사람들도 많이 있었지만 결국 이러한 프로젝트로 인해서 시카고 대학이 최고의 대학으로 우뚝 설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사실은 독서의 힘이 얼마나 대단한 것인가를 단적으로 증명해주는 귀한 예가 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의 독서의 현주소는 어떠한 것일까요? 한국에서 나온 통계를 보면 1년간 일반 도서를 단 한 권이라도 읽는 사람은 성인이 60%, 학생이 92%로 각각 나타났습니다. 성인 가운데 40%는 1년에 책을 한 권도 읽지 않는다는 말로서 한국인들이 어지간히도 책을 안 읽는다는 사실을 잘 알 수 있습니다. 실제로 한국인들은 하루 평균 독서 시간이 6분인데 비해서 TV 앞에서는 2시간 이상을 보내고 있다는 것입니다.  독서의 중요성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습니다. 특별히 유아와 청소년의 독서는 그들에게 많은 지적 소산을 안겨주고 다양한 창조력을 키워주며 풍요로운 감성을 더해준다 합니다.  하루에 20분을 투자한다면 1년에 300페이지짜리 책 12권을 읽을 수 있습니다. 인생에 성공하는 코드는 멀리 있지 않습니다. 볼테르가 얘기했던 것처럼 "세상은 당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광범위하며 그 세계는 책에 의해서 움직이고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 밀물의 때는 오게 되어있다

     평생 힘겨운 가난 속에서 고생하며 노력해온 한 청년이 집집마다 돌아다니며 물건을 파는 방문판매를 하고 있었습니다. 어느 날 한 노인의 집을 방문한 청년은 그 집 거실에 걸려있는 그림을 보고 깊은 충격을 받았습니다. 이 그림은 특별히 유명한 화가가 그린 것도 아니고 오래되어 값이 나가는 골동품도 아니었습니다. 그렇다고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화려함과 아름다움으로 감동을 주는 그림도 아니었습니다. 이 그림은 썰물로 바닥이 드러난 쓸쓸한 해변에 초라한 나룻배 한 척이 쓰러질 듯 놓여있는 모습을 하고 있었습니다. 어딘지 우울한 기분마저 느끼게 하는 그림이었던 것입니다. 그런데 청년에게 깊은 감동을 주었던 것은 그 그림 밑에 있는 짧은 글귀였습니다. "반드시 밀물 때는 온다. 바로 그날 나는 바다로 나갈 것이다."


  • '무병장수의  비결'

     평생을 아픈 사람들을 위해서 최선을 다했던 한 의사가 많은 사람들의 슬픔 속에 나이가 들어 세상을 떠났습니다. 그는 인품도 훌륭했지만 엄청난 의술로 많은 사람들의 병을 치료했기에 그의 죽음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안타까움은 더 컸습니다. 그런데 사람들이 그의 유품을 정리하다가 '무병장수의 비결'이라는 제목의 봉인된 책을 한 권 발견했습니다.


  • 행복을 그리는 화가

     프랑스의 르누아르는 19세기 후반 미술사의 격변기를 살았던 화가 가운데 비극적인 주제를 그리지 않은 유일한 사람입니다. 그는 화려한 빛과 색채의 조합을 통해서 무려 5,000 점이 넘는 주옥과 같은 작품을 남겼습니다. 어두운 삶을 그려내는 대신에 삶에 나타나는 기쁨과 환희의 순간을 표현하고 싶었던 것입니다. 그러나 그의 실제 삶을 보면 행복이라는 단어는 결코 찾아볼 수 없는 것이었습니다. 자신의 가정이나 건강을 생각해 볼 때 적지 않은 어려움의 연속이었습니다. 두 아들은 전쟁에 참여해서 큰 상처를 입었고 그 또한 류머티스성 관절염을 얻어 휠체어에 의지하며 살아야 했습니다. 무엇보다도 손이 심하게 뒤틀리면서 손가락에 붓을 묶어서 그림을 그려야 했던 것입니다.


  • 마음먹기의 차이

     어느 날 공자가 나라에 관리로 일하는 조카 '공멸'에게 질문했습니다. "네가 일하며 얻은 것은 무엇이고 잃은 것은 무엇이냐?" 공멸은 한숨을 쉬며 대답했습니다. "제가 얻은 것은 한 가지도 없는데 잃은 것은 무려 세 가지나 있습니다. 첫째, 제가 해야 할 공부가 많은데 일이 많아서 공부를 제대로 못했고 둘째, 보수가 너무 적어 부모님을 봉양하기도 어려우며 셋째, 관리하는 일이 너무 바빠서 늦은 시간까지 일하다 보니 친구들과 멀어지게 되었습니다"


  • 이창호 기사의 상하이 대첩

     2004년 10월 12일 농심 신라면배 세계 최강전 바둑대회가 열렸습니다. 한, 중, 일의 프로바둑기사가 다섯 명씩 팀을 이뤄 출전하는 국가대항전으로 이긴 사람만이 다음 경기에 출전할 수 있었습니다. 한국은 이전 대회에서 계속 우승을 했기에 중국과 일본은 한국을 이기기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한국 역시 방심하지 않고 이창호 9단을 비롯한 다섯 명의 최강 팀을 출전시켰습니다. 이때 참으로 예상하지 못한 상황이 벌어졌는데 이창호를 제외한 한국인 출전자 전원이 1라운드에서 탈락을 했던 것입니다. 마지막 3라운드에 남은 기사는 중국인 세 명, 일본인 두 명 한국은 이창호 혼자였습니다. 한국이 우승을 하려면 이창호 기사 혼자서 중국과 일본의 기사를 모두 이겨야 했습니다. 드디어 한국을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한 일본과 중국은 축제 분위기에 젖었습니다. 중국과 일본의 언론은 이창호 기사의 우승 확률이 3%도 안된다 하면서 기뻐했습니다. 그러나 계속된 3라운드 경기에서 이창호 기사는 다섯 사람을 차례로 격파하고 5연승을 거두면서 우승을 거머쥐었습니다. 이처럼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결과에 대해 일본은 침묵했고 중국은 분노했는데 사람들은 이창호 기사의 우승을 가리켜서 '상하이 대첩'이라 부르고 있습니다.  당시 이창호 기사의 우승을 보면서 중국의 바둑 강자인 창하오 9단은 이렇게 말한 바 있습니다. "다른 한국 기사를 모두 꺾어도 이창호가 남아있다면 그때부터 시작이다."


  • 결혼을 위한 시험

     열정적이고 자유분방한 삼바의 나라로 잘 알려진 브라질 사람들의 결혼 문화를 보면 조금 특별한 데가 있습니다. 그들에게는 엄격하고 까다로운 과정을 거쳐서 결혼을 하는 문화가 있는데 결혼에 대한 시험에 합격을 해야 결혼 자격이 주어진다는 것입니다.  결혼을 하려는 남녀는 전문기관에서 약 열흘 동안 합숙을 하면서 결혼에 관련된 교육을 받도록 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과정을 마칠 때 시험을 치를 자격이 생기고 최종 시험에 합격을 해야 자격 증명서가 나와서 결혼을 할 수 있다는 말입니다. 이러한 시험 문화는 과거 부족 사회의 풍습에서 유래한 것이라고 합니다. 당시 그들은 결혼을 위해서 통나무를 짊어지고 운반하거나 채찍을 견디는 등의 테스트를 통과해야 했습니다. 그런데 브라질 사람들이 최선을 다해서 결혼 시험을 준비하지만 간혹 점수가 모자라서 시험에 떨어지는 사람도 있는 모양입니다. 물론 이와 같은 결혼 시험에 떨어졌다고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하지 못하고 헤어져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시험에 합격하지 못해도 결혼을 할 수는 있는데 대신 유산 상속 등에서 불이익 당하는 것을 감수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여기에서 브라질이 세계에서 비교적 낮은 이혼율을 보이고 있다는 사실을 주목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결혼 시험제도가 그 이유라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브라질이 자유분방한 나라인데 비해서 이혼율이 낮다는 점은 참으로 특이한 사실입니다. 오늘날 갈수록 이혼이 증가하고 있는 우리의 현실을 보면서 결혼에 임하는 자세를 충분히 새겨볼 수 있었으면 하는 생각입니다. 결혼을 생각할 때 당사자 사이에 신의를 지키고 마음가짐을 새롭게 하는 일이 있어야 합니다. 아울러 결혼을 통해서 가져오게 될 사회적 책임도 결코 소홀히 해서는 안될 일입니다. 온전한 결혼생활은 서로 얼마나 잘 맞느냐보다는 다른 점을 어떻게 보완할 것인가에 초점을 맞출 수 있어야 하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