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 지능이란 사람이 필요로 하는 지능을 기계를 통해서 이루는 학문이나 기술입니다. 요사이 인공 지능과 인간 사이의 바둑대결이 단연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사실 인공 지능도 인간의 노력에 의해서 만들어진 부산물이기에 이러한 기계와 인간이 경쟁을 한다는 자체가 썩 기분 좋은 일은 아닙니다. 한 페러디를 통해서 보듯이 이는 수많은 컴퓨터로 무장한 기계와 커피의 맛을 느낄 줄 아는 한 인간의 고독한 싸움이라 할 수 있습니다. 예상할 수 있었듯이 바둑 천재로 불리는 이세돌은 인공지능인 '알파고(AlphaGo)'를 상대로 어렵고 힘든 경기를 펼쳤습니다. 바둑 용어 가운데 공피고아 (攻彼顧我)가 있는데 상대방을 공격 하면서 나를 다시 돌아온다는 뜻입니다. 그는 이처럼 예와 도를 지키면서 인간의 한계에 도전했지만 무기력하게 3연패를 당하면서 많은 사람들을 충격에 빠뜨리기도 했습니다. 인간사회를 대표하고 있다는 중압감이 그의 창의성을 흔들어 놓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쌍방의 정보가 균형 있게 드러나지 않았다는 논란 중에도 그는 변명하기 보다는 자신의 부족함을 탓했습니다. 인간만이 가지고 있다 믿었던 직관과 통찰이 알파고의 무한대에 가까운 수읽기에 몰리자 인간의 존재에 대한 근본적인 물음도 생겨났습니다. 알파고를 가리켜서 천재지능이라 말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이번 일을 보면서 인간이 천재지능 앞에 속수무책으로 당하게 될 그날이 도래했다는 섬짓한 생각을 해봅니다. 평소 게임을 즐긴다는 이세돌이 이러한 대결을 받아들인 것은 승부에 대한 인간의 본능으로 어쩔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그러나 그는 인간에 의한 그리고 인간을 위한 바둑을 두었는데 꾸임이 없는 진짜실력을 보여주려 했던 것입니다. 그리하여 이세돌이야말로 천재지능을 가진 창조적인 알파고라 말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는 기계가 보여줄 수 없는 불굴의 투혼과 더불어 인간만이 가지고 있는 품격을 유지할 수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