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지석의 동서남북

수필가, 목사

  • 사람과 사람

     사람을 만난다는 사실은 우리의 인생에 더없이 귀한 일입니다. 살아가면서 가장 만나기 쉬운 것도 사람이고 가장 얻기 쉬운 것도 사람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반면에 가장 잃기 쉬운 것도 사람이라는 사실을 생각해 봅니다. 한때는 죽고 못 살 것처럼 가깝게 지내다가도 어느 순간 바람처럼 떠나버리는 사람들도 많이 있습니다. 


  • 【잘못된 공명심】

     오래전 워싱턴포스트지가 '지미의 세계'라는 충격적인 기사를 발표했던 일이 있습니다. 지미라는 흑인 어린아이가 부모로부터 날마다 마약을 투여 당하는 비참한 삶을 다룬 내용입니다. 사건을 취재하고 기사를 작성한 Janet Cooke 기자는 아이가 겪게 되는 고통을 너무도 생생하게 묘사하고 전했습니다. 그 결과 많은 사람들의 공분과 동정을 자아내었고 기자는 이 기사로 인해서 퓰리처상을 받기도 했습니다.


  • 【자신감 교육법】

     미국에서 태어난 한 아이는 선생님과 의사로부터 그 무엇에도 집중하지 못한다는 말을 들을 정도로 산만했습니다. 이 아이는 ADHD (주의력결핍) 증상을 보였습니다. 잠시도 가만히 있지 못하고 폭력적인 행동도 서슴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아이의 어머니는 꾸준히 약물치료를 하면서 재활을 도왔습니다. 그리고 어머니는 그가 보이던 과잉 행동을 제어하기 위해서 수영에 매진하도록 훈련을 시켰습니다.  


  • 【분식집 할머니의 행복】 

     춘천에 위치한 5평 남짓한 좁고 허름한 '꽃 돼지 분식'이라는 떡볶이집이 있었습니다. 먼저 세상을 떠난 남편을 대신해서 어머니 곁을 지켰던 외아들 역시 뇌종양으로 세상을 떠나자 할머니는 슬픔을 떨쳐내기 위해서 떡볶이를 만들었습니다. 가게 월세를 내기도 힘든 형편이었지만 어린 손님들이 배부르게 먹고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는 것이 할머니의 기쁨이었습니다. 


  • 이길 수 없는 괴물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헤라클레스는 제우스의 아들로 태어났는데 반은 사람 반은 신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는 인간과의 싸움은 물론 신과의 싸움에서도 져본 일이 없는 그야말로 무적의 용사였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작고 초라한 괴물이 헤라클레스에게 공격을 해왔습니다. 처음에는 괴물의 공격을 간단히 물리쳤지만 괴물이 다시 나타나서 공격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 자부심과 긍지

     화창한 어느 봄날 아이들이 공원에서 뛰어다니고 있었습니다. 뭔가 재미있는 일이 없나 하고 찾아다니다가 공원 한쪽 벽에 열심히 페인트를 칠하고 있는 사람들을 보았습니다. 아이들이 그들에게 다가가서 물었습니다. "아저씨. 지금 뭐하고 계세요?" 첫째 사람은 아주 퉁명스럽게 대답했습니다. "페인트를 칠하고 있는데 지금 너무 힘드니까 조용히 해줄래?"


  • 【카이로스를 붙잡는 기회】

     이탈리아 북부에 위치한 토리노 박물관에는 아주 특이한 조각상이 있습니다. 앞머리는 머리숱이 무성하지만 뒷머리는 숱이 없는 민머리입니다. 몸은 벌거벗었고 발에는 날개가 달린 카이로스 신이 조각되어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사실은 카이로스가 다가올 때 그 앞머리를 붙잡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카이로스를 한번 지나쳐 버리면 그를 잡고 싶어도 머리를 잡지 못하여 그냥 날아가 버리기 때문입니다.


  • 사랑을 받으며 자란 티

     서울에서 꽃 가게를 운영하는 한 분이 자신의 일기장에 기록해 놓은 한 토막글 입니다. <…아파트 상가에서 작은 꽃집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단골손님 중에는 5년 전 사고를 당해서 남편을 잃고 혼자 딸아이를 키우는 어머니 한 분이 계십니다. 이분은 하나 있는 중학생 딸을 어긋나지 않게 키우면서 꽃을 좋아하는 딸을 위해 퇴근길이면 자주 꽃을 사가곤 했습니다. 언젠가 1년 중 가장 바쁜 날 가운데 하나인 어버이날 이었습니다. 그 학생이 가게로 와서 카네이션 두 송이를 골랐습니다. "꽃을 왜 두 송이나 사니? 하나는 누구 주려고?" 순간적으로 큰 실수를 했구나 하는 생각으로 후회도 했지만 아이는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활짝 웃으며 말했습니다. "우리 아빠요. 이런 날 제가 안 챙겨 드리면 아빠가 너무 서운해 하실 거예요." 저는 그날 착하게 자라준 여학생이 너무 고마워 카네이션을 선물로 주었습니다…>


  • 당연히 해야 할 일

     런던의 거리를 순찰 하던 경찰이 신호를 위반하는 한 고급 자동차를 발견했습니다. 그가 길가에 차를 세우고 교통 범칙 티켓을 발부하려는데 무언가 이상했습니다. 운전을 하던 사람은 면허증을 요구하는 경찰보다 뒷좌석에 탄 사람의 눈치를 보면서 쭈뼛거리는 것이었습니다. 뒷좌석에 앉아있던 사람은 당시 영국의 총리인 처칠이었는데 처칠은 아주 당황해 하면서 경찰에게 말했습니다. "정말 미안하네. 나는 영국 총리 처칠이라네. 지금 바쁜 회의가 있어서 급히 가고 있으니 한번 봐주면 안 되겠나?" 그러나 이 경찰은 이처럼 간곡히 사정하는 처칠을 보면서도 원칙대로 티켓을 발부하고 이렇게 말했습니다. "거짓말하지 마십시오. 교통법규 하나 지키지 못하는 사람이 영국의 총리일 리가 없습니다."


  • 공정함을 상징하는 눈가리개

     재판관은 죄를 지은 사람들에게 있어서 그 존재 자체로 두려움이 될 수 있습니다. 이에 재판을 담당하는 사람에게 있어서는 무엇보다 냉철한 이성과 객관적인 판단력을 필요로 합니다. 정의의 여신으로 불리는 유스티치아 (Justitia)를 표현한 조각상들을 보면 한 손에는 법의 힘을 상징하는 검을 들고 다른 한 손에는 법의 엄격함을 상징하는 천칭을 들고 있습니다. 중세 이후에는 그 상징이 하나 더 추가되었는데 바로 법의 공정함을 상징하는 눈가리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