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바이처는 유복한 환경에서 엘리트 교육을 받으며 자랐지만 어려서부터 동정심이 많았다고 합니다. 그런 성품의 그에게 의사가 없어 고통을 받는 아프리카 현실은 그냥 넘길 수 없는 가슴 아픈 이야기였을 것입니다. 이에 슈바이처는 남은 생을 아프리카인들을 위해 살기로 하고 의과 대학에 입학했습니다. 그 후 그는 헬레네라는 여인과 사랑에 빠지게 되었는데 주변 사람들은 그녀 때문에 아프리카에 가는 것을 포기할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슈바이처는 어느날 헬레네를 찾아가 자신의 뜻을 결연하게 밝힙니다. "나는 아프리카로 떠날 사람이오." 많은 고민의 흔적이 남아 있는 슈바이처의 얼굴을 보면서 헬레네가 말했습니다. "제가 간호사가 된다면 당신을 현실적으로 도울 수 있겠지요?" 그녀는 그 뒤 간호학을 공부하여 간호사가 되었고 슈바이처와 결혼한 후 함께 아프리카로 떠나 평생 헌신적인 봉사를 하며 살았습니다. 우리에게는 자신의 주장을 앞세우기 보다 상대방의 생각을 배려해줄 수 있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자신을 알아주지 않는다고 불평하기 이전에 상대방의 입장을 품어줄 수 있는 도량이 있어야 함은 물론입니다. 내가 좋아하는 길만을 쫓아 상대방이 동행하기를 바라는 사람은 그만큼 인생길에 진정한 동반자를 얻을 수가 없을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슈바이처의 마음을 헤아려 주었던 헬레네를 생각해봅니다. 상대방을 배려하는 그녀의 마음이 있었기에 아프리카를 위한 그들의 헌신이 가능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상대방을 바꾸고 고치려 하기보다는 있는 그대로 인정해 주려는 배려가 있어야 합니다. 어떤 사랑이나 헌신도 이런 배려를 통해서만 그 빛을 발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