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WSJ "아랍국 통해 공격 중단·핵 협상 재개 원한다는 메시지 전달" 보도
사망자 200명 이상 피해 급증…美에 이스라엘의 공격 지원 말 것 요구도
이스라엘과 무력 공방을 벌이고 있는 이란이 상호 공격 중단과 핵 협상 재개를 원한다는 신호를 제3국을 통해 이스라엘과 미국에 다급히 보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6일 보도했다.
교전이 나흘째 지속되며 이란에서만 사망자가 200명이 넘었다. 반면 이스라엘은 이란의 보복 공격으로 10명 이상 목숨을 잃었다.
WSJ에 따르면 이란은 미국이 이스라엘의 대(對)이란 공격에 참여하지 않는 한, 미국과의 핵 협상 테이블에 돌아오는 데 열려 있는 입장임을 아랍국가 당국자들에게 전했다.
미국과 이란은 당초 오만에서 지난 15일 6차 핵협상을 개최하기로 했지만 그에 앞서 이뤄진 이스라엘의 이란 핵시설 등에 대한 대규모 공격 이후 협상을 취소했다. 이와 동시에 이란은 무력 공방을 억제하는 것이 상호 이익에 부합한다는 메시지를 이스라엘 측에 전달했다고 WSJ은 보도했다.
그러나 현재 이란 영공에 전투기를 자유롭게 보낼 수 있을 정도로 제공권을 장악한 이스라엘이 이란의 핵시설을 더 파괴하고, 이란 정권을 더 약화시키기 전에 무력 공방을 중단할 이유는 희박하다고 WSJ은 진단했다. 그럼에도 이란 측은 이스라엘이 소모전을 감당할 여력이 없어 결국엔 외교적 해결책을 찾게 될 것으로 예상하는 듯 보인다는 것이 아랍 국가 외교관들의 평가라고 WSJ은 소개했다.
이런 가운데, 캐나다에서 열리고 있는 주요 7개국(G7) 회의에 참석 중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스라엘과 이란의 무력 공방에 대해 "이란은 이 전쟁에서 이기고 있지 않다고 말하겠다"며 "그들은 너무 늦기 전에 즉시 대화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방송국 공습 생방송 중단
O…이란 국영방송인 IRIB가 16일 이스라엘에 폭격당해 생방송이 중단됐다. 오후 6시 30분께 이란 테헤란 북부인 3구에 있는 IRIB 방송국 본사가 두차례 공습당했다. 공습 당시 IRIB 스튜디오에서 여성 앵커가 생방송으로 이스라엘의 군사작전을 규탄하는 도중 폭발음이 들렸다. 스튜디오에 짙은 회색 연기가 차오르고 천장 일부가 무너지자 놀란 앵커가 스튜디오에서 대피하는 모습이 보인뒤 방송이 중단됐다.
최고지도자 암살 美 거부
O…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를 암살하겠다는 이스라엘의 계획을 거부했다고 로이터통신이 15일 보도했다. 로이터는 이스라엘이 지난 12일 이란에 대규모 선제 공습을 감행한 이후 미국과 지속적으로 소통하고 있는 가운데 이스라엘 측이 하메네이를 제거할 기회가 생겼다고 미국에 알렸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이 계획을 거부했다고 전했다
테헤란 공포 탈출 행렬
O…이스라엘의 공습이 이어지고 있는 이란의 수도 테헤란에서 시민들의 시골과 교외로 대피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이스라엘이 테헤란의 군사·핵 시설뿐 아니라 고위 군 지휘관이 머물고 있는 주택가까지 표적 대상으로 삼으며 민간인들의 공포가 커지고 있다. 이란의 다른 주요 도시에선 식료품과 물, 기저귀 등을 사재기하려는 긴 행렬이 이어졌다.
이스라엘 한인들 피란
O…이스라엘에 체류하던 한국 교민 23명이 한인회가 대절한 버스를 타고 이란의 공습을 피해 인접국 요르단으로 피란했다. 주이스라엘 한국대사관은 버스 대절 비용과 국경까지 이동하는 경로에 호송대를 지원했다. 이에앞서 전날에는 대피 상황을 관리하기 위해 선발대로 이강근 재이스라엘한인회장과 함께 6명이 피란한 바 있다. 이스라엘 전체 한인 규모는 500∼600명 정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