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76건, 전년보다 40% 증가…韓여성-日남성간 혼인 147건, 10년 전의 5분의 1'뚝'대조

[생각뉴스]

일본의 한류 콘텐츠 호감 증가 원인
한일 국가 간 경제격차 축소도 한 몫
양국 간 정치·외교적 안정 중요 분석

한국인 남성과 일본인 여성 간 국제결혼이 급증하면서 최근 10년 사이 가장 많은 수치를 기록했다.
한국 통계청에 따르면 2024년 한국인 남성과 일본인 여성 간 국제결혼은 전년보다 40% 증가한 1176건으로 최근 10년 중 가장 많았다. 반면 한국인 여성과 일본인 남성 간 혼인은 147건으로 10년 전에 비해 5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13일 한류 콘텐츠에 대한 일본 내 호감과 한일 간 경제 격차 축소를 이 같은 현상의 원인으로 분석했다.
매체는 2003년 일본에서 방영된 한국 드라마 ‘겨울연가’가 일본 내 한류 1차 붐을 이끌었고, 당시 40대 이상 일본인 여성들이 한국에 긍정적인 인식을 갖게 됐다고 분석했다. 이 세대는 이후 자녀나 손자가 한국인과 결혼하는 데 거부감이 적은 경향을 보이고 있다.
한국 남성들의 국제결혼 상대국의 변화도 언급했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까지는 중국, 필리핀, 베트남 등 한국 내 외국인 노동자 비율이 높은 국가와의 결혼이 대부분이었으나, 2024년 들어서는 일본, 태국, 미국 등과의 혼인 비율이 증가했다는 설명이다. 특히 일본과의 국제결혼 비율은 코로나19 이전보다 13% 증가했다.
신문은 한국의 경제력이 이러한 결혼 추세에 영향을 미쳤다고 진단했다. 2010년대 중반 한국이 1인당 국내총생산(GDP) 기준으로 일본을 추월한 이후, 일본인 여성이 결혼 후 한국으로 이주하는 사례가 눈에 띄게 늘었다는 것이다.
과거 1970~80년대에는 일본의 경제적 우위와 농촌 인력 부족으로 인해 한국 여성들이 일본인 남성과 결혼해 일본에 정착하는 경우가 많았고, 1980~90년대에는 통일교 합동결혼식을 통해 일본 여성들이 한국으로 이주하는 사례가 많았다.
그러나 최근에는 한국 문화에 대한 동경과 개인적 삶의 의미를 찾으려는 자발적 선택이 결혼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평가다. 일부 전문가는 현재 한국에 거주하는 일본인 여성의 30~40%는 경제적 요인보다 한국 사회와 문화에 대한 호감에서 이주를 택했다고 분석했다.
매체는 “한국과 일본은 모두 결혼률과 출산율 저하라는 공통 과제를 안고 있다”며 “국제결혼을 통한 민간 차원의 교류를 이어가기 위해선 양국 간 정치·외교적 안정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