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인디아 여객기 추락 의도적 사고 의혹 제기 “기장, 정신건강 문제 겪어…3~4년 병가”
[인디아]
모친 사별후 고령의 부친 돌보려 은퇴 고민
조종사협 “무책임하고 근거없는 추측” 주장
지난달 260명이 사망한 에어인디아 여객기 추락 참사의 정확한 사고 원인이 밝혀지지 않고 있는 가운데 기장이 우울증을 앓고 있었다는 사실이 드러나 관련성에 주목을 끌고 있다.
최근 영국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지난달 12일 인도 아메다바드에서 발생한 에어인디아 AI 171 여객기 추락 사고 당시 기장이었던 수밋 사바르왈(56)이 우울증과 정신 건강 문제를 겪고 있었다는 주장과 함께 의도적인 사고였을 가능성이 언급됐다.
인도의 항공 안전 전문가 모한 랑가나탄은 “에어인디아의 여러 조종사로부터 사바르왈 기장이 우울증과 정신 건강 문제를 겪었다는 말을 들었다. 그는 지난 3~4년간 비행을 중단하고 병가를 낸 적이 있다”고 밝혔다.
사바르왈 기장은 1994년 에어인디아에 입사해 1만 5000시간 이상의 비행 경력을 가진 조종사다. 추락 사고 당시 기종이었던 보잉787 드림라이너만 8000시간 이상 조종한 것으로 전해진다. 또한 지난해 9월 정신적·신체적 능력을 평가하는 1급 건강 검진에 통과했다.
사바르왈 기장은 은퇴를 몇 달 앞두고 있었다. 그는 2022년 어머니가 돌아가신 뒤 홀로 남은 고령의 아버지를 돌보기 위해 조기 퇴사를 고민하고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부기장 클라이브 쿤다르(28)는 항공업계 종사 집안 출신으로 3400시간 이상의 비행 경력을 가졌으며, 그 역시 최근 2년 내에 1급 검진을 문제없이 마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앞서 인도 민간항공부 산하 항공 사고조사국(AAIB)은 지난 12일 발표한 예비조사 보고서에서 이륙 직후 엔진의 연료 스위치가 꺼진 것을 사고 원인으로 지목했다.
조종실 음성 녹음에는 조종사 한 명이 다른 조종사에게 왜 연료 스위치를 차단했냐고 묻는 소리가 담겼으며, 다른 조종사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고 대답한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인도 상업 조종사 협회(ICPA)는 성명을 통해 "언론과 대중들 사이에서 나오는 추측성 주장, 특히 조종사의 자살 가능성에 대한 무책임하고 근거 없는 주장에 심각한 우려를 표명한다"고 밝혔다.
현재 조사는 계속 진행 중이며, 정확한 사고 원인을 밝히기 위한 블랙박스 분석과 추가 증거 수집이 이루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