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nu
  • Home
  • 로그인
  • 회원가입
  • 67.67°F
67.67°F 60.8° | 74.53°
Los Angeles
Logo
  • 최신뉴스
  • 스포츠
  • 연예
  • 비즈니스탐방
  • 식당메뉴
  • 커뮤니티
  • 칼럼
  • 전자신문
  • 기사검색

김학천의 世上萬事

요요마의 '아베마리아'   

Tweet

 2차 대전 중, 미국 오케스트라 유럽순회단이 독일군에게 포로가 되었다. 마침 적군 지휘관은 음악을 사랑하는 장군으로 이들을 잘 예우하며 많은 연주를 하도록 배려해 주지만 단장과 장군은 여러모로 충돌한다. 그 와중에 미군 낙오병 둘이 숨어 들어오고 그들을 찾던 매서운 초록눈빛의 독일군 대령은 연습실 단원들 속에 섞여있는 그들 앞으로 다가간다. 긴장하고 있는 그들 중 한명에게 손에 쥐고 있는 악기를 불어보라고 한다. 망설이며 일어서서 부는 곡은 미국국가 'The Star Spangled Banner(별이 빛나는 깃발)'의 첫 소절이었다. 
 

기분을 망친 대령이 나간 후 단원들은 그들을 탈출시킬 작전을 꾸민다. 마침 여성단원에 관심을 보이는 장군의 마음을 이용해 데이트를 청한다. 장군의 방안 식탁에 촛불이 켜지고 와인을 마시며 둘이 은밀한 시간을 갖는 동안 두 낙오병은 높은 종탑꼭대기로 연결된 외줄을 타고 올라감에 맞추어 바그너의 '탄호이저'서곡 음악도 점점 고조되어 올라간다. 

  독일군 장군은 하필 이 곡이 연주되는 것에 심상찮은 의도가 있음을 아는 듯한 말을 하면서 의미심장한 미소를 짓는다. 밖에서는 초록눈빛 대령이 탈출병을 찾아 뒤지는데 드디어 음악이 최고음으로 치달을 때 외줄에 매달린 미군을 사살하는 총성과 선율은 아우러지고 단원들은 참담한 얼굴로 연주를 계속한다. 

  결국 패전한 독일군은 퇴각명령을 받고 냉혹한 초록눈빛의 대령이 오케스트라 단장을 총살하려는 낌새를 눈치 챈 장군은 연습실 한구석에서 그를 사살하고 공포를 쏘는 것으로 단장의 목숨을 살려준다. 그러면서 '서로가 편안한 관계로 다시 만날 날이 있기를 바란다'며 떠난다. 

클래식 대가들의 주옥같은 대표곡들이 나오는 영화 '카운터포인트 (대위법)' 얘기다.

  음악을 사랑하고 이해하는 마음 앞에서는 너와 나 사이에 어떤 이념도 체제도 쟁점화 되지 않는다는 메시지다. 음악은 사람의 혼과 양심을 불러일으키어 사람과 사람을 하나로 묶어주는 위대한 저력이 있기 때문이다. 이는 전쟁 중이라고 예외는 아니라는 걸 보여준 거다.

  지난 13일 매사추세츠주 피츠필드의 한 체육관에서 코로나19 백신 2차 접종을 마친 한 사람이 이상증세가 없는지 기다리는 동안 대기자들과 의료진에게 첼로 연주를 했다. 슈베르트의 '아베마리아'와 바흐의 '무반주 첼로 모음곡 1번'. 연주자는 거장 요요마였다. 

   백신 접종으로 인한 긴장과 침묵 속에서 갑자기 흘러나오는 감미로운 첼로 선율에 일순간 실내가 고요해졌다. 거장의 첼로 연주 '깜짝 선물'에 감동한 현장 의료진과 주민들은 "정말로 치유가 되는 기분이었다"며 열렬히 박수를 보냈다. 연주자의 감사와 듣는 이들의 위로의 순간이었다. 

  지난해 봄 전국 봉쇄령으로 집에 갇힌 이탈리아에서도 지긋지긋한 삶을 그나마 견딜 수 있게 해 준 것도 음악이었다. 어떤 오페라 가수는 창문을 열고 이웃들에게 아리아를 선물했으며, 이곳저곳 건물 발코니에 한 명씩 악기를 들고 나와 합주하는 모습은 많은 이들의 외로움을 달래 주었다.  

  코비드 공격에 속수무책으로 당하면서 의료체계가 붕괴된 상황에서 지친 의료진이나 환자들 모두에게 이런 감동의 순간마저 없었다면 그 고통스러운 시간에 얼마나 더 고단했을까?
 

그러고 보면 누군가의 말처럼, 음악은 '어둠 속에서도 빛을 보고, 죽음 앞에서도 써야하고, 감옥에서도 자유롭게 하는 것'임에 틀림이 없는 것 같다.  


2021-03-30 00:00:00

Tweet

  다른칼럼들

  • 김해원의 미국 노동법

  • 점프큐 교육 서점 학원 정태웅 원장의 교육칼럼

  • 진최의 무용 A to Z

  • 캘코보험의 보험상식

  • 시인 김준철의 ‘시쓰고 중얼중얼’

  • 이지락의 내집장만

  • 이웃케어클리닉의 건강이야기

  • steve kang의 時時刻刻

  • 우메켄의 건강백세

  • 박철규의 무병장수 건강칼럼

  • 박유진의 법률 세상

  • 강태광의 감성터치

  • 임지석의 동서남북

  • 박평식의 세상 여행

  • 정일선의 건강세상

  • 션리의 백세건강

  • 제니 리의 부동산칼럼

  • 스티븐 김의 부동산칼럼

  • 영홍의 부동산칼럼

  • 박소연의 세금 이야기

  • 이상규의 부동산칼럼

  • 미셸 원의 부동산칼럼

  • 김 빈의 별별시선

  • 장준의 부동산칼럼

  • 써니김의 부동산칼럼

  • 캐롤리의 부동산칼럼

  • 좌시아김의 부동산칼럼

  • 쥴리김의 부동산칼럼

  • 사이몬 김의 한얼 역사 이야기

  • 사이몬 김의 한의학 이야기

  • 이바울의 부동산칼럼

  • 제이슨노의 부동산칼럼

  • 김중섭 목사의 삶의 향기

  • 앰버 서의 부동산칼럼

  • 김선욱의 한의학 이야기

  • 에릭 민의 부동산칼럼

  • 조동혁의 살며 생각하며

  • 백종석 프로의 실전골프강의

  • 반기성의 날씨바라기

  • 최신혜의 색다른 성

  • 고정민의 초중생 엄마가 갖춰야 할 조조의 리더십

  • 고정민의 공신의 과목별 공부비법

  많이본칼럼기사

  1. 1빈자의 성인
  2. 2춤추지 않아도 춤은 흐른다. 실버 발레리나 이경희와 “자! 살자 관광버스”
  3. 3상해보험'132(a) 차별 클레임' 대응
  4. 4메디케어 어드벤티지 플랜
  5. 5'MAGA vs 中國夢'
  6. 6초대합니다. “패밀리 댄스페어 ”
  7. 7이민의 사다리 걷어차기
  8. 8'부당 해고'
  9. 9‘86 47’


검색중입니다.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INFO

  • ABOUT US
  • TERMS OF USE
  • PRIVACY POLICY
  • ADVERTISING POLICY

CONTENTS

  • LATEST NEWS
  • SPORTS & ENTERTAINMENT
  • TOWN BUSINESS
  • COLUMNS
  • E-NEWSPAPER

CONTACT

  • PHone(대표전화) 213-687-1000
  • Phone(독자제보) 213-487-9787
  • Phone(광고문의) 213-625-3000

AFFILIATES

CONNECT

  • Facebook Facebook
  • E-newsletter

Copyright © Daily Sports Seoul USA, Inc all rights reserved.

This product includes GeoLite data created by MaxMind, available from http://www.maxmind.com.
This product includes weather data created by OpenWeatherMap, Inc, available from http://www.openweathermap.org.
Icon made by DinosoftLabs from www.flatico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