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선명성·단일화'로 洪 누르고 결선…한동훈, 개혁 여론 업은 듯

김문수·한동훈, 자세 낮추며 2강전 전력 태세…언론·현장 돌며 여론전

국민의힘 대선 최종 2인 경선에 김문수·한동훈 후보가 29일 나란히 진출하면서 당원들이 '반탄파'(탄핵 반대파) 또는 '찬탄파'(탄핵 찬성파) 한쪽에 '몰아주기'를 하지 않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반탄파 김문수·홍준표 후보 중 김 후보가 2강전 티켓을 따낸 데는 계엄·탄핵 국면에서 나타난 김 후보의 선명성, 그리고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와 단일화에 대한 적극성이 주효했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김 후보는 고용노동부 장관 시절 비상계엄 직후 열린 국회 긴급현안 질의에서 국무위원 중 유일하게 야당 의원의 사과 요구에 응하지 않으며 보수층의 관심을 받았다. 국회의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소추 국면에서도 여러 차례 '탄핵 반대' 입장을 밝혔다.

2차 경선에 진출한 네 후보 중 한 권한대행과의 단일화 여부에 대해 가장 먼저 적극적인 자세를 보인 것도 김 후보였다.

이후 홍 후보 등도 한 권한대행과의 단일화 가능성을 시사하고 나섰으나, 김 후보의 일관된 태도가 한 대행과의 단일화를 원하는 당원들의 마음을 움직인 것으로 보인다.

계엄·탄핵 정국에서 최고위원들의 줄사퇴로 본인 의사와 상관 없이 당 대표에서 물러난 한 후보의 결선 진출을 두고는 '변화'를 바라는 당심이 일부 확인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당 안팎에서는 '일반 국민 여론조사 100%'로 치러졌던 1차 경선과 달리, 당원 선거인단 투표가 50% 반영된 이번 2차 경선에서는 한 후보가 상대적으로 불리할 것이라는 전망이 있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당 지지층 내 윤 전 대통령 탄핵에 반대하는 여론이 60∼70%였던 것을 고려하면, 탄핵소추에 적극적이었던 한 후보에게 표를 던질 당원들이 많지 않을 것이라는 추측이었다.

그런데도 한 후보가 2강전에 오른 것은 당원 표심이 김·홍 후보 2인에게 분산된 점을 감안하더라도, 일부 당원들 사이 한 대표가 내세운 당 개혁·쇄신 기조에 공감하는 기류가 형성됐다는 방증이라는 게 정치권의 시각이다.

'탄핵 찬성·윤석열 탈당' 등을 강하게 주장했던 안철수 후보가 '일반 여론조사 100%'를 통해 대척점에 있던 나경원 후보를 제치고 4강전에 오른 여론의 흐름이 이번 2차 경선에서 일부 반영됐다는 분석도 있다.

김 후보와 한 후보가 일 대 일로 맞붙는 2강전에서도 당원들의 표심이 어디로 향할지 관심이 모인다.

정치권에서는 윤 전 대통령과의 관계 설정, 한 대행과의 단일화 등 현안을 놓고 펼쳐지는 두 후보의 대결을 통해 본선 경쟁력을 고려한 당원들의 전략적 선택이 있을 것이라 보고 있다.

한편 두 후보 측은 이날 2차 경선 결과에 대한 해석을 자제하며 '심기일전'하는 모습을 보였다.

당원 표심 예측이 어려운 만큼 신중한 태도로 최종 경선에 임하는 분위기다.

김 후보 캠프 측 관계자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순위는 모른다"며 "원래 잡혀있던 언론 인터뷰 등은 취소하고 당장 내일부터 현장을 다니면서 메시지를 낼 것"이라고 밝혔다.

한 후보 캠프 측 관계자도 "우리가 상승세를 탔지만 1등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며 "언론 인터뷰와 대구·경북 지역 등을 돌며 당원과 시민들을 만날 예정"이라고 전했다.

(서울=연합뉴스) 안채원 박형빈 조다운 기자 chaew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