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대적 불체자 단속→대규모 시위→주 방위권 2천명 투입 배치

[뉴스포커스]

트럼프 "이민자 침공서의 해방 위해 모든 조치"
소총 든 방위군들 속속 배치, 시위대와 대치극
약 250여명 체포 사흘째 긴장상태 지속 불안감

미 연방정부의 불법체류자 집중 단속으로 촉발된 시위가 주 방위군등의 투입으로 LA가 그야말로 폭동 전운에 휩싸였다.
불법 이민자에 대한 미국 연방 정부의 단속에 항의하는 시위가 LA에서 8일까지 사흘째 이어지고 있다. 전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투입을 지시한 주 방위군이 속속 LA 시내로 투입되는 가운데, 일부 지역에서 정부 요원들이 시위대에 최루탄을 쏘는 등 불안한 상황이 지속하고 있다.

곳곳서 최루탄 발사

트럼프는 자신의 소셜미디어인 ‘트루스 소셜’에서 “법과 질서는 회복되고, 불법 이민자들은 추방될 것”이라며 “크리스티 놈 국토안보부 장관,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 팸 본디 법무장관 등에 LA를 이민자의 침공자로부터 해방시키기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이날 오후 주 방위군과 국토안보부 요원이 LA 도심에 위치한 메트로폴리탄 구금 센터 밖에 모여 있던 수십 명의 시위대를 향해 최루탄을 발사했다. 일부 시위대가 주 방위군과 대치하기도 했지만  체포된 사람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
이날 오전부터 LA 곳곳에 도착한 주 방위군 중 투입 예고된 2000명 중 300명은 이미 헬멧과 마스크를 쓰고 소총을 든 채 구금 센터와 시청 앞 등 곳곳에 배치됐고, 수백 명이 추가로 배치됐다. 캘리포니아 고속도로 순찰대원들도 일부 고속도로를 차단했다. 6일과 7일보다 시위 규모가 줄어들었지만 곳곳에서 여전히 긴장 상태가 이어졌다.

시위대 프리웨이 점거 폐쇄

8일 오후 LA 다운타운에서 연방 이민 단속에 반대하는 시위가 계속된 가운데 시위대가 101 프리웨이로 진입해 도로를 점거하기도 했다. 시위대는 101번 프리웨이 남쪽방면 스프링 스트리릿 부근에 임시 바리케이드를 설치했으며, 진압 장비를 착용한 LAPD 경찰관들과 즉시 대치했다. 이로 인해 북쪽방면 차선까지 쌍방향 모두 폐쇄됐다.
트럼프는 소셜미디어에 올린 글에서 “한때 위대했던 LA가 불법 체류자와 범죄자들에게 침입당하고 점령됐다”면서 “폭동을 종식시키기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하겠다”고 했다. 또 “이 나라와 시민들에 위험이 된다면 우리는 법과 질서를 아주 엄격하게 (적용할) 것”이라며 “바이든 때처럼 우리나라가 찢겨지도록 놔두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는 1807년 제정돼 대통령이 연방 군대와 주 방위군을 동원할 수 있게 한 반란법 발동 여부에 대해서는 확답을 아꼈지만 “내란은 아니지만 시위대가 아주 폭력적이다” “더 많은 병력을 보낼 수 있다”고 했다.

"폭력 지속시 해병대 동원"

놈 장관은 “(주 방위군이) 작전 수행을 위한 안전을 제공하고, 평화로운 시위를 보장할 것”이라며 “2020년  일어난 일이 반복되지 않게 하겠다”고 했다. 이는 2020년 5월 흑인 조지 플로이드가 경찰의 과잉 진압으로 사망한 뒤 ‘흑인 목숨은 소중하다(BLM)’ 시위가 전국적으로 수개월 간 지속된 것을 가리킨다.
이번 시위는 6일 LA 다운타운 한인 의류도매업소 등  ICE가 서류를 갖추지 않은 업소·공장과 홈디포 등 불법 이주자를 급습해 체포해 가며 발생했다. 특히 히스패닉들이 밀집한 패러마운트 등에서 거센 반발이 일어났고, 현재까지 약 250여 명이 체포된 것으로 알려졌다.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주 방위군 투입에 대해 “상황을 악화시킬 뿐”이라면서 비판했지만, 피트 헤그세스 국방 장관은 “폭력 사태가 계속되면 해병대도 동원하겠다”고 맞섰다. 김주환 기자 <관계기사 3면>

민주당 주지사 22명 "트럼프 권력남용"

민주당 소속 주지사 22명은 8일 공동 성명을 내고 트럼프 대통령이 LA에서 일어난 불법 이민자 단속 반대 시위에 대응하기 위해 군대를 동원한 것에 "걱정스러운 권력 남용"이라며 우려를 표명했다.
주방위군은 평소 주지사의 지시를 따르지만, 내란 사태 등 법에 규정된 특수한 경우 연방 정부가 직접 통제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캘리포니아주의 주방위군에 대한 지휘권을 피트 헤그세스 국방부 장관에게 넘기고 LA 시위 지역 투입을 지시했는데 대통령이 주지사의 요청 없이 주방위군을 동원한 것은 1965년 린든 존슨 대통령이 민권 시위대를 보호하기 위해 앨라배마주에 군대를 보낸 이후 처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