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고액 파워볼 잭팟 주인공, 8900만불 투자 산불 피해 알타데나 지역 빈 집터 12곳 매입
[뉴스인뉴스]
'큰 손'들 싼 값에'빈 땅 사들이기'러시
이튼·펠리세이즈 지역 585건 매매 성사
재건축 비용과 기간 때문에 줄줄이 매각
바이어 경쟁 치열, 현금거래·웃돈 다반사
지난 2022년 11월 알타데나 지역의 한 주유소에 구입한 파워볼 복권 1등에 당첨된 에드윈 카스트로. 그는 무려 20억4000만달러 잭팟의 주인공이 되면서 미국 복권 사상 최고액 당첨자로 화제를 모았다. 그는 당첨후 할리우드 힐스 대저택을 2550만달러에 구입하면서 LA 부동산계에 이름을 알렸다. 그런 그가 이번에는 산불 피해 지역인 알타데나의 빈 집 터 12곳을 8900만달러를 들여 사들이면서 부동산업계의 큰 손으로 부상하고 있다.
알타데나의 불에 탄 빈 땅에 투자하는 이는 비단 카스트로만이 아니다. 최근 들어 자산가와 부동산업체들까지 너도나도 알타데나 빈 집터 사들이기에 가세하고 있는 형국이다. 부동산업계에선 알타데나에 옛 골드러시와 같은 랜드러시가 나타나고 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이같은 현상은 재건축에 많은 비용과 시간이 소요되고 보험 보상에도 한계가 있는 데다 자녀들이 타지로 이주하자 집터를 매물로 내놓는 시니어들이 증가하자 대자본을 앞세운 부동산 투자기업 등 큰 손들이 집중적으로 매입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남가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이튼 산불과 펠리세이즈 산불 지역 내 최소 221건의 주택 대지 매매가 이뤄졌고 364개의 집터가 판매 계약이 완료돼 에스크로 절차를 진행인 것을 포함하면 모두 585개의 빈 땅 거래가 성사된 것이다.
특히 알타데나 지역에서 집터 매매가 급증했다. 펠리세이즈 지역의 두 배가 넘을 정도다. 이유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땅값 때문이다. 팰리세이즈 주택 부지의 평균 매매가는 250만달러인데 반해 알타데나의 경우 66만3000달러에 불과하다. 빈 집터 매매이지만 바이어들의 경쟁이 치열하다보니 현금 거래는 기본이고 호가 보다 웃돈을 더 얹고 매입하는 일이 다반사가 되고 있다.
빈 집터를 매물로 내놓는 셀러의 대부분은 시니어들이다. 불탄 집을 재건축하기 위해선 설계와 관계당국의 건축 허가를 받기까지 3~5년이 걸릴 뿐 아니라 그에 따른 비용도 만만치 않아 시니어들에겐 큰 부담이다. 화재 이후 가족들도 뿔뿔이 흩어지다보니 굳이 알타데나에 남을 이유가 없어진 것도 또 다른 이유다.
큰 손들이 알타데나 지역의 빈 집터를 사들이고 있는 현상을 놓고 커뮤니티의 빠른 재건에 도움일 될 것이란 낙관론과 지역사회가 몇몇 부동산 투자기업의 소유물로 전락할 수 있다는 비관론이 동시에 제기된다.
부동산 투자자나 기업들은 재건축 여력이 없거나 타지로 이주를 원하는 주민들의 재활을 돕는 이점이 있다고 주장한다. 대규모 자본으로 주거 시설을 재건축해 산불 피해지역을 빠른 시간 안에 재현해 낼 수있다는 것이다. 이에 반해 알타데나 피해 주민 일부는 거대 부동산 기업이나 투자자들이 지역을 독점하는 것에 반대하며 "알타데나는 판매하지 않는다"라는 구호 적힌 팻말을 집터에 꽂고 매매 반대 운동을 벌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