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자동차 대미 관세 오늘부터 15%로 낮춰…한국차는 25%, 가격 경쟁력 악화 불보듯

[뉴스포커스]

우려했던'가격 역전'현실화 조짐 위기감
현대차·기아 하이브리드 심각 타격 우려
한국차 미국 시장 충격파, 관세 해결 시급

일본이 한국에 앞서 대미(對美) 자동차 관세를 15%로 낮춘다. 한미 관세협상이 후속 조치를 두고 난항을 겪는 가운데 한국산 자동차의 가격 경쟁력 악화가 우려된다.
미국에 수출되는 일본산 완성차 및 자동차 부품에 대한 관세가 오늘(16일)부터 27.5%에서 15%로 낮아진다. 한국도 지난 7월30일 자동차 관세를 25%에서 15%로 인하하기로 미국과 합의했지만, 시행 시점은 여전히 미정이다.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 8월1일을 협상 '데드라인'으로 잡자 우리 정부는총 3500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안을 제시, 차 관세 인하 등을 포함한 한미 관세협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미국 정부는 행정절차 등을 이유로 이를 적용하지 않고 있다.
한국산 자동차는 올 3월까지 미국 시장에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라 무관세 혜택을 받아왔다. 이를 통해기본 관세인 2.5%를 부담하는 일본 및 유럽산 자동차보다 가격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4월 이후 미국 정부가 자국에 수입되는 자동차에 관세를 대폭 올리면서 각국 정부에 대규모 투자 및 무역조건 조정 등을 요구한 바 있다.
업계에선 특히 미국 완성차 시장에서 현대차·기아가 최근 세를 넓혀가고 있는 하이브리드카 부문에서 상당한 타격을 입을 것으로 우려한다. 10%에 달하는 관세 차이를 한 기업이 가격 할인으로 장기간 감당하긴 어렵다는 것이다.
일본차는 한국차의 미국 시장 내 가장 치열한 경쟁 상대다. 지난 1~8월 미국 하이브리드차 시장에서 도요타와 혼다의 점유율이 각각 51.1%, 17.0%로 1, 2위를 차지했다. 현대차·기아는 12.3%로 3위를 달리고 있다. 전기차 수요가 부진하고 미국의 전기차 보조금 정책이 이달 말 종료될 예정이라 한국과 일본은 하이브리드차 판매에 주력하고 있다.
현대차·기아는 하이브리드차 대부분을 한국에서 만들어 수출하고 있다. 관세 25% 충격을 고스란히 흡수해야 하는 처지다. 
관세 부담이 추후 차량 가격에 반영되면 15일 현재 기준 1700달러 더 낮은 현대차 쏘나타(3만4125달러)가 도요타 캠리(3만3350달러)보다 775달러 더 비싸지는 가격 역전 현상이 현실화된다.
한국과 달리 일본은 현지 생산 대응이 가능하다는 점도 경쟁에서 뒤처질 수 있는 요인이다. 
도요타는 미국 켄터키 공장에서 라브4 하이브리드와 렉서스 ES 등을 생산 중인데, 렉서스 ES 생산을 중단하고 하이브리드차 생산을 늘리기로 했다. 현대차는 조지아 공장에 하이브리드차 생산 라인을 추가할 예정이지만 내년에야 완공이 가능하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그간 미국시장에서 한국차는 가격경쟁력을 앞세워 성장해왔는데 이 부분이 흔들릴 수 있다는 위기감이 감지된다"며 "관세 문제 해결이 시급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