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천의 世上萬事

치과의

  • 유다와 아이폰X

     동양에서는 일찍부터 사람의 얼굴을 보고 그 사람에 대해 알아보는 기술이 발달해 왔다. 관상을 보아 운명재수를 판단하여 미래에 닥쳐올 흉사를 예방하고 복을 부르려는 점법(占法)의 하나였다. 해서 유명 재벌기업의 회장님도 임원을 뽑을 때 관상가를 대동했다는 이야기도 있는 걸 보면 그 비중을 짐작케 한다.  


  • '참요(讖謠)'

     조선 숙종 때 "미나리는 사철이고 장다리는 한 철이라~"는 노래가 민간에 유행했다.   미나리는 인현왕후 민 씨를 뜻하고, 장다리는 희빈 장 씨를 뜻하는 것으로 민 씨는 비록 쫓겨나고 장 씨가 왕비가 되었지만 민 씨가 다시 복위할 것이라는 희망을 담은 노래였다. 이 같이 민심을 이용해 바라는 바를 얻어내는 노래를 '참요(讖謠)'라 한다. 


  • 한국이 '계륵?'

    중국의 한중 땅은 역대 영웅들이 노리는 곳이었다. 춘추전국을 지나 진시황이 6국을 제압하고 최초로 천하통일을 이루었다. 허나 2대를 못가고 멸망한 뒤 한나라 유방이 초나라 항우를 물리치고 어렵사리 재통일을 하였지만 중원은 또 다시 위, 촉, 오 삼국으로 나뉘었다.  


  •  "검은 풍선도 날 수 있다"

     남북전쟁은 미국 역사에 한 획을 긋는 대 전환점인 사건이었다. 결국 이 전쟁은 북군의 승리로 끝났지만 당시 북군 사령관은 율리시스 그랜트였고 남군 사령관은 로버트 리였다. 승자가 된 그랜트는 뒤에 18대 미국 대통령이 됐고, 패장 리 장군은 버지니아 주 렉싱턴의 워싱턴대학 학장이 되었다.      


  • '육사 위에 여사'

     얼마 전 한국의 모 정치인이 공항에 들어오면서 여행용 가방을 보지도 않은 채 옆으로 밀어내자 기다렸다는 듯 누군가 달려가 절묘하게 붙잡는 '노 룩 패스'영상이 화제가 된 적이 있다. 마치 축구에서 골키퍼가 공을 낚아채듯 신기에 가까운 모습이었다. 이를 보며 한국에서 상전을 모시려면 어느 수준까지 수양을 닦아야 하는지 다시 한 번 절실히 느끼게 해주는데 충분했다면 과장일까? 


  • '지 놈'이 '게놈?'

     한 25년 전인가보다. 미국에 갓 온 후배부부와 호텔 식당에서 식사를 하려고 메뉴를 보고 있는데‘Kalbi'가 눈에 띄었다. 혹시 비슷한 요리가 아닌가 해서 설명을 읽어보니 확실히 우리의 음식인 갈비였다. 


  •  문재인과 '장진호 전투'

     인류는 기원전 3000년부터 오늘날까지 14,500 번의 전쟁을 치렀다고 한다. 이는 5,000 년 인류역사 중 92%가 전쟁 중이었고 8%만이 평화였다는 말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세계 도처에서는 서로를 죽이고 죽는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 치졸한 테러

     영화 아마데우스는 궁정 악장이었던 살리에리가 숙적으로 여긴 모차르트를 넘어서지 못한 시기와 질투로 독살했다는 당시 세설을 희곡화한 푸시킨의 작품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영화다.


  • 트럼프와 미인계

     정핑루는 1930년대 일본이 상하이를 점령했을 당시 일본 외교관들을 상대해 고급정보를 수집해온 스파이였다. 그러다가 친일 괴뢰 정부 정보기관 책임자에게 접근해 암살하려다 적발돼 처형됐다.       


  • 제임스 본드

    영국인 패트릭 잡이 2차 대전이 발발하자 연합군에 자원입대했다. 그리고는 노르웨이 상륙 작전에서 해군 정보국장 보좌였던 이안 플레밍의 소속 특수부대 한 팀을 이끌고 기습작전을 하게 되었다. 그는 이 과정에서 민간인과 관련된 업무는 수행하지 말라는 상부의 지시를 무시하고 어선을 이용해 독일 나치로부터 많은 민간인을 구해냈다. 이로 인해 군법회의에 회부되는 곤경에 처해졌다. 하지만 노르웨이 국왕이 그의 공로를 인정해 작위를 수여하는 덕분으로 형 집행이 유예되었다. 한참 후 그는 이안 플레밍이 쓴 소설의 주인공 제임스 본드가 자신을 모델로 했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었다. 그러자 그는 이안 플레밍에게 본드는 자기 스타일이 아니며 본드처럼 애주가도 아니고 자신은 오직 한 여자만을 사랑했다고 항의했다고 한다. 그랬던 패트릭은 10년 전 90세로 세상을 떴다. 헌데 그 제임스 본드 역을 제일 많이 맡았던 로저 무어도 며칠 전 90세로 별세했다. 우연이었을까? 아무튼 지금까지 25 편의 007 시리즈가 선보였다. 진지한 내용의 첩보물이라기 보다는 그저 사전에 미리 잘 알고 있었다는 듯 모든 일을 척척 처리하고 중간 중간에 본드 걸과의 염문을 가미한 그런 오락물들이었다. 생(生)과 사(死)를 넘나들며 결코 안일할 수 없는 첩보원의 직업에 대해 심각성보다는 환상적 매력만을 느끼게끔 하는 영화가 아니었나 싶다. 그런 면으로 볼 때 다니엘 크레이그가 6대 본드로 등장하고부터는 보다 현실적으로 바뀌기는 했다. 시종일관 흐트러짐 없이 말끔히 차려입은 댄디보이나 윙크 한 번에 세상의 어떤 여자라도 따라오는 플레이보이 같은 그런 모습은 없어지고 대신 얼굴에서 상처가 가실 날이 없는 본드, 예상치 못한 상황으로 곤경에 처해 힘들어하는 본드, 얻어맞고 피 흘리는 본드 그리고 여자로부터 퇴짜도 맞고 문란하지 않은 성(性)을 보여준 그런 본드로 사람 냄새가 물씬 나는 인간미를 보였다. 다니엘이 처음 나온 영화에서는 초창기 본드 이야기가 나온다. 본드도 처음엔 상부의 지시를 어겼다가 위기를 맞지만 다시 인정을 받고 살인면허와 함께 새로운 임무를 부여받는다. 그러다가 한 여인을 사랑하면서 모든 것을 반납하려는 순간 그녀가 살해당하면서 영원한 싱글의 사나이로 다시 태어난다는 이야기이다. 아무튼 본드가 부여받은 살인면허란 무엇일까? 이는 단순히 사람을 죽여도 좋다는 의미는 아닐 것이다. 오히려 사람을 함부로 죽여서는 안된다는 절대의 제재가 들어가 있는 족쇄로 엄중한 책임이 따르는 자유의지의 선택일 게다. 하느님은 아담과 이브를 만드시고 그들에게 이 땅의 모든 것을 지키라는 임무를 주셨다. 그리고 동산 한가운데 있는 선악과만은 따먹지 말라는 명령을 하셨다. 인간을 시험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모든 권리를 부릴 수 있는 자유의지를 향유하기 위해서는 자신에게도 무섭도록 엄격하게 통제할 줄 아는 능력이 있어야 하고, 그렇지 못할 때는 마땅한 책임을 감수해야 하는 것을 아는 영성물이기를 바라셨던 거다. 허나 영악한 인간은 이를 어긴 대가로 죽어야하는 숙명과 목숨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피할 수 없는 노동과 해산의 고통이라는 수고를 안게 되었다. 그리고도 완전한 자유의지를 누릴 능력이 없다는 것을 안 신(神)은 인간에게 또 다시 십계명이라는 시행 규칙을 주셨다. 그 중 하나가 '살인금지 면허'가 아닌가. 자유의지 면허를 부여받은 우리 모두 권리를 함부로 휘두르지 말고 절제하고 책임질줄 아는 그런 본드처럼. 그러나 한 사람만을 사랑했다던 패트릭이 되어보면 어떨는지. 로저 무어의 명복을 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