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은 시간을 건너 기억을 전한다.
무대는 언제나 마법과 같다. 가벼운 커튼 뒤에서 시작된 조용한 숨결이 조명이 켜지며 생명처럼 살아나고, 몸짓과 음율은 어느새 우리를 시간 밖의 공간으로 데려간다.
2025년, 광복 80주년과 함께 미주예총(FKACO USA) 창립 22주년을 맞이하게 되었다. 이 특별한 해를 기념하며 준비한 예술 축제의 제목은 ‘기억(Memories)’. 기억이라는 단어는 들을 때마다 마음 깊은 곳에 잔잔한 파문을 남긴다. 그것은 단지 과거의 흔적이 아니라, 지금도 내 안에서 살아 숨 쉬며 꿈틀거리는 이야기들이다. 그리고 예술은 그 기억을 가장 깊이 있게 되살려내는 언어다. 눈물이었던 순간은 춤이 되고, 환희였던 순간은 노래가 된다. 그리고 잊혀져선 안 될 장면들은 다시 몸을 통해 지금 이 순간에 살아난다.
예술은 시간을 건너 이야기를 전하는 방식이고, 무용은 그 중에서도 말이 필요 없는 가장 정직한 몸의 언어다. 이번 무대는 특히 LA에 살아가는 한인 2세들에게, 예술을 통해 한국인의 뿌리와 정체성을 전하고 싶은 마음을 담고 있다. 사물놀이의 북소리는 조국의 심장이 뛰던 소리를 다시 울리고, 전통춤의 흐름은 억눌렸던 역사 속에서도 꺼지지 않았던 숨결을 다시 그려낸다.
한미무용연합 진발레스쿨도 이 축제에 함께한다. 전통 클래식 발레부터 아크로바틱의 역동성, K-팝의 에너지, 한국 전통춤의 깊은 숨결에 이르기까지, 각 장르가 유기적으로 엮이는 ‘콜라보레이션 코리아 판타지 무대’는 단순한 공연이 아니라 서로 다른 몸과 정서가 소통하고 교감하는 공동체적 장면이 된다.
춤과 음악, 전통과 현대, 아이부터 시니어까지 다양한 존재들이 함께하는 무대. 그 위에서 예술은 더 이상 장르가 아니라 삶이 되고, 기억이 되고, 바로 지금이 된다. 광복절은 단순한 해방의 날이 아니라, 우리가 다시 숨 쉴 수 있게 된 날이며, 예술로 존재를 다시 말할 수 있게 된 출발점이다.
미주예총이 지난 22년 동안 걸어온 길도 결국 같은 흐름 안에 있다. 서로 다른 예술 장르의 사람들이 언어가 아닌 감각과 감정으로 공동체의 상처를 어루만지고, 정체성을 지켜내며, 다음 세대를 위한 다리를 놓아온 시간이었다. 그 기억 위에 우리는 다시 무대를 세운다. 과거를 기리고, 현재를 나누며, 미래를 여는 무대. 그 위에서 피어나는 예술은 결국 인간이 인간에게 건네는 가장 깊고 오래된 인사이자, 시대를 넘어 이어지는 영혼의 숨결이다. 마음이 마음을 만나고, 몸이 몸을 이해하며, 세대와 장르, 국경을 넘어 서로를 알아보는 순간. 우리는 비로소 예술이라는 이름으로 연결된다.
2025년 8월 10일, 반지달 시어터. 그 연결의 시간 속으로 함께 걸어가기를 바란다. 나는 오늘도 오래된 끈을 따라 춤을 잇는다. 그것은 삶을 껴안는 방식이며, 예술로 기억을 건네는 나만의 길이고, 조용한 몸의 언어로 세상과 인사를 나누는 방법이다.
www.koadance.org www.balletjean.com
한미무용연합회. 진발레스쿨
3727 West. 6th Street #607. LA CA 90020
Tel: 323-428-4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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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7-10 15:21: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