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처럼 개선되지 않는 꼴불견 한인 고객들의 '비매너'

 '손님은 왕'이라지만 함께 더불어 사는 동등 의식 필요


 "한인 식당은 무례와 무질서의 천국인 것 같습니다." 본보의 '내가 바뀌면'시리즈를 읽고 한 독자가 전화를 걸어왔다. 한인타운에서 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이 독자는 한인 식당 종업원들에게 막 대하는 손님들의 무례함을 지적해 달라고 부탁했다.

 종업원에 대한 반말과 욕설, 심지어 성희롱과 같은 인격적인 무시와 모멸, 다른 손님을 의식하지 않는 고성과 소란 같은 나 중심의 이기적인 모습은 한인 식당에서 쉽게 볼 수 있다. "서비스와 시설 등은 과거 보다 업그레이드 됐는데 손님들의 의식은 오히려 후퇴"라고 식당 업주들은 한결같이 말한다.

 식당 종업원들이 가장 많이 경험하는 것이 반말이다. 주로 남자 손님들로 나이에 상관없이 종업원에게 던지는 반말은 마음의 상처가 되기 일쑤이다.

술을 마시고 종업원의 서브가 마음에 안든다고 마구잡이로 소리치는 꼴불견 손님들도 종업원들에겐 고역이다. 같이 싸울 수도 없고 울며겨자먹기로 욕설을 참아낸다.  

 종업원을 투명인간으로 생각하는 손님도 있다. 종업원이 오더를 받거나 서빙을 할 때 손가락으로 가리키거나 머리짓으로 하는 말없는 손님은 그래도 좀 나은 편이다. 술 안주를 추가하면서 서비스로 달라고 과도하게 요구하는 술 손님들…이들은 자기 요구가 관철되지 않으면 "인터넷이나 SNS에 올려서 식당문을 닫게 만들겠다"고 협박하기도 한다.

 한 식당 관계자는 "'손님은 왕'이라는 관념이 비매너적인 태도를 합리화할 수는 없다"고 말하고 "미국 식당에선 손님이 무례하게 굴면 종업원은 서비스를 하지 않고 손님을 내보내는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서비스를 하는 종업원이 손님을 왕이라고 생각하고 서브하는 것은 합리적이지만 손님 스스로 자기를 왕이라며 예의에 벗어나는 언사는 용납될 수 없다. 종업원들은 손님에게 최대한 친절하게 봉사해야 하겠지만 손님들도 당연히 종업원을 인격적으로 평등하게 대해야 하지 않을까. 왜냐하면 종업원들도 가정에 돌아가면 소중한 부모이고 형제, 자녀들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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