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화·제]

멕시코 당국, 구스만 "또 도주하면 창피" 최고 보안 교도소 수감 

CCTV 400개 추가, 독방 바닥 1.9㎝ 철판 보강 지하엔 감지센서 


 지난 7월 멕시코 연방교도소에서 땅굴 1.5㎞를 파고 탈옥했다가 지난 8일 6개월 만에 체포된 멕시코 '마약왕' 호아킨 구스만(58)이 손을 뒤로 결박당한 채 수감돼 있는 뒷모습이 19일 현지 일간지 엘 우니베르살에 공개됐다. 머리를 짧게 깎고 내부가 훤히 들여다보이는 이중 철문이 설치된 독방에 감금된 그는 시도 때도 없이 특별 면회를 즐기고 침대에 편안히 누워 TV를 보던 탈옥 전 모습과는 딴판이었다.

 멕시코시티 외곽의 '알티플라노'연방 교도소는 구스만의 탈옥 후 멕시코 최고의 보안시설이라는 자존심에 큰 상처를 입었다. 그래서 이번엔 감시 수준을 한층 높였다. 탈옥 당시 교도관 눈을 피해 독방 바닥을 팠던 것을 막기 위해 교도소 내 폐쇄회로 TV 400대를 추가로 달아 독방 내부의 모든 곳을 촬영할 수 있도록 했고, 오는 4월까지 600대를 추가 설치할 예정이다. 

 독방 바닥은 약 1.9㎝ 두께 철판으로 보강해 땅을 파지 못하게 했고, 지하에 동작 감지 센서까지 달았다. 독방 밖에는 중무장한 경비원들이 구스만의 행적을 녹화할 수 있는 액션 카메라를 헬멧에 부착한 채 순찰 중이다. 구스만의 냄새를 추적할 수 있는 수색견, 군 장갑차도 2대 배치됐다.

 교도소 측이 이처럼 구스만의 탈옥을 예방하기 위해 '과잉 대응'을 하는 건 두 번이나 탈옥을 허용해 자존심을 구긴 탓도 있지만 만약 구스만이 또 탈옥할 경우, 미국과 외교 마찰을 일으킬 소지까지 있기 때문이다. 미국 당국은 수십억달러 상당의 마약을 미국으로 밀반입하고 조직 폭력으로 수천 명을 사망케 한 혐의로 구스만의 신병 인도를 멕시코 측에 요구하고 있다. 예전에 강경히 거부하던 멕시코 측은 이번엔 입장을 바꿔 그를 미국으로 인도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