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기원 각 분야 주요 인사들에 발급'아마 단증'무시하면 큰 코


이승만 9단·전두환 8단·김종필 7단 
단증 욕심 정재계'바둑 정치'유명세

 이세돌 9단을 꺾은 인공지능 알파고가 입신(入神)의 경지에 오르게 됐다. 한국기원은 15일 알파고의 실력을 인정한다는 의미에서 프로 명예 9단증을 수여했다. 한국기원이 명예 단증을 수여하면서 아마(아마추어) 단증이 아닌 프로 단증을 수여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머니투데이에 따르면 한국기원은 그동안 바둑 발전에 기여하거나 각종 예우 차원에서 각 분야 주요 인사들에게 명예 단증을 수여해왔다. 이승만 전 대통령(아마 명예 9단)과 전두환 전 대통령(아마 명예 8단) 등 당대 정재계 인사들이 대표적이다.

 실력보다는 바둑에 대한 공헌도 등이 더 중요했기 때문에 명예 단증은 '기여 단증'이라고도 불린다. 

 하지만 누구도 아마 단증을 무시할 순 없다는 게 바둑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한국기원의 공인 아마 단증을 받기 위해선 프로기사에게 단 심사를 받거나 아마 단 발급이 인정되는 대회, 한국기원 주최·주관 전국대회 입상, 월간 바둑 단급 인정 시험 등을 거쳐야만 한다. 때문에 프로기사가 아닌 이들 사이에선 '아마 단증'이 높으면 높을수록 인정을 받는다. 특히 1980년대부터 2000년대 초반 정재계에는 '바둑 정치'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바둑을 좋아하는 이들이 많았기 때문에 단증에 대한 욕심은 당연했다고 매체는 전했다.

 대표적인 예가 이승만·전두환 전 대통령이다. 일반적으로 프로기사는 1단~9단까지 단수가 주어지고 아마는 1단~7단까지 나눠진다. 한국기원은 명예 단증을 수여할 때 보통 아마추어 최고 단수인 7단을 매기지만 이들 전 대통령은 아마추어 단수에도 없는 아마 명예 9단·8단을 각각 수여받았다. 

 당대 국무총리 등 실권자들도 대부분 아마 7단을 갖고 있다. 이후락 전 중앙정보부장, 김종필 전 국무총리,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전 국무총리), 이한동 전 국무총리 등은 모두 아마 명예 7단이다. 국회의원중에선 이인제 의원이 1995년 아마 명예 5단을 기여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