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업계 "엄포와 허세가 사려깊은 리더십 대체해선 안돼"
 
 

 공화당 선두 주자인 도널드 트럼프의 '국경 폐쇄' 막말이 또 다른 논란을 야기하고 있다.

 그동안 크고 작은 테러가 있을 때마다 모든 무슬림 입국금지, 물고문 등의 과격 발언을 쏟아낸 트럼프는 22일 벨기에 브뤼셀의 동시다발 테러 직후에는 이전보다 한 발짝 더 나아가 아예 국경을 폐쇄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트럼프는 이날 폭스 뉴스 인터뷰에서 "(내가 대통령이 되면)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인지 상황이 파악될 때까지 국경을 폐쇄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 나라에 누구를 받아들여야 할지에 우리는 매우 신중해야 한다. 우리는 지금 제대로 된 서류도 갖추지 못한 사람들을 (불법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며 시리아 등 무슬림 난민의 입국을 허용하지 않겠다고 입장을 고수했다.

 테러 용의자 '물고문' 논란에 대해서도 "미래의 잠재적 테러 공격을 예방하는 노력의 하나로 테러 정보를 미리 캐내려면 정부 당국으로서는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취할 수 있어야 한다"면서 "만약 (합법적으로) 관련 법률을 확대할 수 있다면 물고문도 좋다. 나는 물고문 이상의 것도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 유력 대선 주자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NBC 뉴스 인터뷰에서 "모든 사람을 대상으로 우리의 국경을 완전히 폐쇄하겠다고 말하는 것은 비현실적"이라고 비판했다.

 또 "우리 시스템이 어떻게 작용하는지에 대한 트럼프의 이해 부족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물고문 주장에 대해서도 "우리의 가치에 맞게 일을 해야 한다"면서 "그의 발언은 테러리스트를 공개 모집하는 포스터와 같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국 여행업계도 즉각 비판하고 나섰다.

 미국 여행협회의 로저 다우 회장은 성명에서 트럼프의 발언을 겨냥해 "말이 중요하고 그 말에 의해 시장이 영향을 받는다"면서 "특정 종교(무슬림)의 입국을 금지하고 국제여행을 막겠다고 하는 것은 현실적이지 않다. 엄포와 허세가 사려 깊은 리더십을 대체해서는 안 된다"고 비판했다.

 다우 회장은 이어 "서방 국가에 해를 끼치려는 사람들은 일부 미친 소수 집단으로, 그 상황에 맞게 다뤄져야 한다"면서 "여행 관련 보안정책을 제대로 이행해 합법적인 여행자들로부터 이들(테러리스트)을 분리해 내고, 그렇게 함으로써 법 집행 당국이 테러리스트 처벌에 모든 역량을 집중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트럼프의 국경 폐쇄 발언은 공화당의 방침과도 맞지 않는 것으로, 현재 '트럼프 저지'에 총력을 기울이는 당 주류 진영의 인사들도 트럼프 비판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