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임브리지·하버드 공동 연구, "같은 대학·전공 출신이어도 富 집안 출신 졸업생 돈 더 잘 벌어" 

[뉴스진단] 

'흙수저'사회 초년생 보다 초봉 10% 이상 높아 
 가난한 집안 출신 재능 학생들 인맥쌓기도 한계

 같은 대학과 전공을 택했더라도 소위 '금수저'라고 불리는 부유한 집안 출신 졸업생이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더 많은 수입을 올린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같은 학벌을 갖고 있더라고 부모의 소득 수준에 따라 첫 연봉이 결정된다는 실증적인 결과가 입증된 셈이다. 

 13일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런던의 싱크탱크 재정연구소(IFS)가 영국 케임브리지대학과 미국 하버드대학 등과 함께 진행한 연구 결과를 인용해 부모의 소득 격차가 대학을 졸업한 자녀에게도 끈질기게 영향을 미친다고 13일 보도했다.

 이들 연구진은 가정을 떠나 사회를 향해 기지개를 펼려는 시기 가장 부유한 부모를 둔 신입생과 '개천에서 용 난' 자녀들의 학자금 대출 기록, 학부 졸업장 이후 평균적으로 취업한 뒤 받아든 첫 월급 봉투의 금액 차이를 수년 간 추적조사했다.

 결과는 짐작대로였다. 같은 학교·전공 졸업생 가운데에도 '금수저'를 물고 태어난 사회 초년생이 '흙수저' 태생에 비해 초봉이 10% 이상 높았다. 이는 성별·학벌·전공 등 다른 변수까지 모두 따진 결과다. 

 30세 때의 연봉을 기준으로 하면 '금수저'인 남성과 여성은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각각 8000파운드(약 1천308만원)와 5300파운드(약 867만원)을 더 버는 셈이라고 IFS는 설명했다.

 부유한 집안과 그렇지 않은 집안 출신 졸업생 중에서 연봉 상위 10%끼리를 비교하면 이러한 격차는 더욱 벌어졌다.

 부유층 출신 남성 고소득자는 그보다 못사는 집안 출신의 고소득자보다 연간 20%를 더 벌었다. 여성의 경우 이 차이는 14%였다.

 이번 조사연구를 이끈 IFS의 경제학자 잭 브리턴 연구원은 "이런 결과는 같은 대학 경험을 지녀도 고소득층 출신이 노동시장에서 지속적으로 이점을 누린다는 사실을 보여준다"면서 "이는 사회적 계층 고착화를 막기 위한 정책적 노력에 중요한 참고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영국 대학교육기회감시기구의 레스 엡던 소장은 "상대적으로 가난한 집안 출신의 재능있는 학생들은 고소득층 출신이 누리는 공식·비공식 인맥에 접근하지 못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