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더스, '힐러리 러닝메이트'수용 여부에 대해 "경선 끝나면 논의 가능"…민주당 성사 주목

[포커스]

자신의 진보적 정책 받아 들이는 조건 수락 가능성
공화당 트럼프 분열로 기대 높여…"역효과" 우려도

 이번 대선에서 민주당이 '힐러리 대통령 후보-샌더스 부통령 후보'의 조합을 성사시킬 수 있을까.

 민주당 대선 경선 주자인 버니 샌더스(버몬트) 상원의원이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의 러닝메이트로 나설 가능성에 대해 긍정적인 언급을 해 주목을 받고 있다.

 샌더스 의원은 7일 CNN과의 인터뷰에서 '클린턴 전 장관이 부통령 후보로 지명하면 수용하겠느냐'는 앵커의 질문에 "지금은 남은 경선 승리에 집중하고 있다"면서도 "물론 경선이 끝나면 클린턴과 우리가 어디로 나아가야 할지 논의할 수 있다"고 가능성을 열어뒀다.

 그동안 부통령 후보로 거론될 때마다 "대통령이 되기 위해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고 일축했던 것에 비해 전향적인 모습이다

 현재 민주당에서는 클린턴 전 장관이 후보 지명에 필요한 대의원 수인 '매직넘버'를 불과 178명만 남겨두고 있다. 반면 샌더스는 982명이 필요해 사실상 역전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그럼에도 샌더스 의원은 자신의 진보적 정책을 알리기 위해 '경선 완주'를 선언했다. 이 때문에 샌더스가 자신의 정책을 클린턴 전 장관이 받아들이게 하는 조건으로 부통령 후보를 수락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젊은 유권자들의 전폭적 지지를 받는 샌더스 의원이 러닝메이트가 될 경우 클린턴 전 장관의 대선 승리 가능성도 부쩍 커질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지난달 갤럽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샌더스 의원에 대한 18~24세 유권자의 선호도는 59%에 달했지만 클린턴 전 장관은 34%에 불과했다. 샌더스와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의 양자 대결 설문조사에서도 샌더스 의원은 52.5%의 지지를 얻어 트럼프(37.8%)를 큰 격차로 앞섰다.
더구나 공화당에서는 트럼프의 대선 주자 확정을 두고 당내 지도부의 분열이 계속되고 있어, 클린턴과 샌더스의 조합이 더 큰 효과를 발휘할 것으로 기대된다. 민주당의 분열을 막고, 샌더스 지지자가 트럼프에게 돌아서는 것을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클린턴과 샌더스의 정책 방향과 지지층이 뚜렷하게 달라 둘의 조합이 오히려 역효과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샌더스 의원은 경선 초기부터 일관되게 자유무역주의 반대와 부유층 증세, 월가 개혁 등의 진보적 정책을 주창해 왔지만, 클린턴 전 장관은 자유무역주의를 주창하는 데다가 진보적 정책에도 조심스러운 입장을 취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