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9개월만에 2억달러 돌파, 수출 사상 최대…업체간 치열 경쟁 세계인 입맛'꽉'
[뉴스분석]

미국, 중국 이어 2위 수출국…'K-푸드'대표 식품 자리잡아 


 '김치'가 아니었다. '불고기'도 아니었다. 한국의 한 여행사가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한국 여행 후 고국으로 돌아갈 때 가져가고 싶은 음식은 뭔가'라고 물었더니 응답자의 40% 이상이 '라면'을 꼽았다. 한류 드라마 속 주인공들이 라면 먹는 장면을 보며 호기심을 키우다 직접 맛 본 뒤 호평을 쏟아내는 관광객이 많다. 

 올해 국산라면 수출액이 사상 최대 기록을 달성할 전망이다. 중국과 일본, 대만 등 아시아뿐 아니라 미국, 호주, 영국 등에서도 한국 라면을 찾는 수요가 늘어 'K푸드' 대표 식품으로 자리 잡았다. 깐깐한 국내 소비자 입맛을 사로잡기 위한 업체 간 치열한 경쟁이 수출로 이어졌다는평가다. 

 지난달 31일 관세청에 따르면 올해 1~9월 라면 전체 수출액은 2억265만달러(약 2300억원)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28.2% 늘었다. 물량 기준으로는 지난해 9월말 현재 3만9474t에서 올해 5만5143t으로 39.7% 증가했다. 3분기 수출 실적 기준으로 2억달러를 돌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라면 수출액은 2001년 1억달러를 돌파한 후 10여 년 만인 2012년 2억달러를 넘어섰다. 하지만 2013년 2억1253만달러, 2014년 2억846만달러, 2015년 2억1880만달러로 제자리 걸음했다. 

 하지만 올 들어 분위기가 달라졌다. 상반기부터 수출 물량이 늘더니 3분기만에 2억달러를 돌파했다. 업계는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질 경우 연말까지 3억달러에 육박하는 2억7000만~2억80000만달러 수출을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보고 있다. 

 국가별 수출액은 중국이 4650만달러로 전체의 22.9%를 차지했다. 지난해 3분기 2644만달러였던 중국 수출액은 75.8% 늘었다. 이어 미국(2611만달러), 일본(1343만달러), 대만(1193만달러), 호주(1005만달러) 순으로 수출이 많았다. 이들 국가로의 수출도 10~30% 증가했다.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에도 지난해보다 2배 가량 많은 라면을 수출했다. 

 한국 라면이 해외에서 주목받는 것은 치열한 제품 경쟁 때문이다. 시판 제품 종류만 수백 종에 달하는데다 가격 대비 품질이 좋아 한번 맛보면 재구매로 이어질 확률이 높다. 

 농심의 올 상반기 수출 실적은 476억원으로 10% 늘었다. 신라면, 너구리, 짜파게티, 안성탕면 등 베스트셀러 상품이 고루 인기여서 올해 수출 1000억원 달성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오뚜기도 진라면과 진짬뽕을 앞세워 수출실적을 20% 안팎 늘렸다. 올 상반기에만 수출액이 200억원을 넘어섰다. 팔도도 올 상반기 라면 수출이 약 10% 증가한 200억원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