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의종군 선언한 '문재인 복심'양정철, 저서'세상을 바꾸는 언어'출간…정치계 관심 집중


"문 대통령 극성 지지층 고맙지만 한편으론 큰 부담”
박정희 우표 발행· 동상 설립까지 반대하는건 야박
보수도 노 전 대통령을 역사 속 한 인물로 존중해야"
8개월째 외유, 북콘서트 마친뒤 또 외국으로 나갈듯

문재인 대통령의 '복심(腹心)'이자 정부 출범 이후 백의종군을 선언한 양정철(53·사진)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이 15일 '세상을 바꾸는 언어: 민주주의로 가는 말과 글의 힘'(메디치미디어)을 출간했다. 현 정부 최고 실세로 불리는 양 전 비서관은 지난 8개월간 정치권과 거리를 둔 채 뉴질랜드 작은 형 집과 일본 집필실에 머물다 현재는 미국 서부에 체류하고 있다.

출간에 맞춰 북 콘서트를 위해 17일 잠시 귀국하는 그에 대한 정치권의 관심은 비상하다. 일각에선 청와대 복귀나 지방선거 출마 가능성을 거론하지만, 그는 최근까지도 "대통령에 부담이 될 수 있다"며 손사래를 쳤다. 대선 뒷얘기를 책으로 정리할 것이란 예상과 달리 '언어 민주주의'에 대한 교양서를 펴낸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보인다.

▶"정치 복귀, 대통령에 부담"

양 전 비서관은 서문에서 집필 배경과 관련해 "'상을 바꾸는 언어'를 쓰기로 결론 내린 것 역시, 노무현, 문재인 두 분 가치를 내 나름 방식으로 사람들과 공유하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이어 "민주주의의 가장 중요한 수단으로서 말과 글의 중요성을 깊이 인식하고 있었다"며 "배려, 존중, 공존, 평등 같은 민주주의적 가치는 배려의 언어, 존중의 언어, 공존의 언어, 평등의 언어를 쓰는 일에서 시작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문 대통령을 지지하는 일부 극성 누리꾼에 대해 "미안한 얘기지만 한편으로는 큰 부담이었다"고 밝혔다.

양 전 비서관은 "선거 상황에서 강력한 결집력을 지닌 온라인 지지자들은 문 대통령에게 무척 고마운 분들이었지만 그 가운데 극히 일부는 인터넷 공간에서 지지 성향이 다른 누리꾼들에게 배타적 폐쇄성을 드러내기도 했다"고 적었다. 이어 "결국 당내 경선 기간에 다른 후보들이 문 후보를 비판하는 소재가 됐다. 많은 이들은 (경쟁자에 대한) 강력한 비판 댓글이 문재인 캠프와 연계된 조직적인 것으로 오해했다"고 덧붙였다.

▶"과(過)는 과대로 극복해야"

그는 특히 공존과 관련해 "역사 속 인물을 둘러싼 양 진영의 극단적 대립을 몸에 난 상처에 비유할 수도 있겠다"며 "열심히 살다 보면 몸에 이런저런 흉터가 남게 마련이다. 상처는 극복하는 것이지 지울 수 있는 게 아니다"고 했다. 그러면서 "진보진영은 박정희 전 대통령을, 보수진영은 노무현 전 대통령을 역사 속 인물로 존중해 달라"고 당부했다.

양 전 비서관은 "박정희 전 대통령이 근대화와 경제 발전을 이룬 공로는 부정할 수 없다"며 "과(過)는 과대로 극복하면 되지 역사 속 인물로서 우표 발행과 동상 설립까지 반대하는 것은 야박하다"고 밝혔다. 이어 "보수를 자칭하는 사람들도 노무현 전 대통령을 역사 속 한 인물로 존중해야 한다"고 밝혔다.

오는 30일과 내달 6일 예정된 두 차례의 북 콘서트 이후 그의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다. 그러나 수 차례 부인에도 지난해 말 제기된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과의 갈등설, 6월 지방선거의 3철 등판론(양정철ㆍ이호철ㆍ전해철)이 불거질 수 있다는 점에서 또다시 외국행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