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여명 긴급회의…"지켜보자"

이명박(MB·사진) 전 대통령은 15일 검찰이 자신의 핵심 측근인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과 김진모 전 청와대 민정2비서관이 국가정보원으로부터 불법 자금을 수수한 혐의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하자 긴급회의를 가졌다.

오찬을 겸해 이뤄진 이날 대책회의에는 평상시의 2배 가까운 20여 명이 참석했다. 이명박 정부 당시 청와대에서 근무한 참모진들이 대다수였다. 위기감을 느낀 이 전 대통령 측 인사들이 대거 삼성동 사무실에 집결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전 대통령은 일단 검찰 수사 상황을 지켜본 뒤 대응 방향을 논의하기로 결정을 내렸다. 하지만 참모진 일부에서는 '제대로 대응해야 한다'는 강경론도 제기돼 정면대응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 참석자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 전 대통령을 검찰 포토라인에 세우겠다는 각본 아래 진행되고 있는 '표적 수사'"등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일단 이날 회의의 결론은 신중론이었다. 검찰의 수사 상황과 법원 판단을 지켜보며 대응 수위를 결정하겠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이 전 대통령은 "청와대가 국정원의 특수활동비를 갖다 쓴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고, 그런 시스템도 알지 못한다"는 기존의 입장을 다시 확인하면서 "우리나라가 미래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참석자들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