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기된 돈은 총 3조8천억원…손상화폐 교체 비용 617억원

(서울=연합뉴스) 김수현 기자 = 불에 타거나 찢어져 폐기한 지폐와 동전이 지난해 3조8천억원 어치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한국은행이 17일 발표한 '2017년 중 손상화폐 폐기 및 교환규모'를 보면 지난해 한은이 폐기한 손상화폐 규모는 3조7천693억원이다.

1년 전(3조1천142억원)보다 21.0%(6천551억원) 증가했다.

2013년 2조2천139억원, 2014년 2조9천847억원에서 2015년 3조3천955억원으로 매년 늘었다.

2016년 소폭 줄어드는 듯했으나 다시 증가세로 전환했다.

지난해 폐기된 손상화폐는 장수 기준으로 6억장이다.

지폐가 3조7천668억원(5억3천만장)으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그중 만원권이 3조404억원으로 폐기 지폐의 80.7%에 달했다.

5만원권 3천338억원(8.9%), 5천원권 2천109억원(5.6%), 1천원권 1천817억원(4.8%) 순으로 그 뒤를 따랐다.

폐기된 지폐는 5t 트럭으로 99대분에 해당한다.

지폐를 모두 연결하면 경부고속도로를 약 79회 왕복할 수 있는 물량이다.

이를 쌓으면 백두산 높이의 21배, 에베레스트 산의 6배, 63빌딩의 227배에 달한다고 한은은 설명했다.

동전은 25억원어치(7천만개)가 폐기됐다.

500원짜리 9억1천만원(37.0%), 100원짜리 8억9천만원(36.1%), 10원짜리 5억4천만원(21.9%), 50원짜리 1억2천만원(5.0%) 등이다.

한은 화폐교환 창구에서 바꿔간 손상 화폐는 46억1천만원이었다.

1년 전인 2016년 36억3천만원보다 27.0%(9억8천만원) 증가했다.

지폐 교환액 중에선 5만원권이 14억7천만원으로 가장 많았다.

손상 사유로는 장판 밑 눌림, 습기에 의한 부패 등 부적절한 보관방법 때문인 경우가 11억6천만원(2천155건·교환액의 54.7%)으로 가장 많았다.

불에 탄 경우 7억2천만원(1천91건·33.9%), 세탁 또는 세단기 투입 등 취급상 부주의 2억4천만원(1천491건·11.4%) 순이었다.

동전 교환액 중에선 500원짜리가 13억5천만원(54.4%)으로 가장 많았다.

교환을 의뢰한 손상 화폐를 액면 금액 그대로 교환해주는 것은 아니다.

원래 크기와 비교해 남아있는 면적이 3/4 이상이어야 액면 금액 전액을 돌려준다.

3/4 미만∼2/5 이상이면 액면 금액의 반액을 새 돈으로 교환해준다.

불에 탄 화폐는 재가 은행권에서 떨어지지 않고 모양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어야 은행권 면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

한은은 "부적절한 보관방법에 의한 손상 은행권 교환액은 2016년보다 57.9% 급증하는 등 일부 국민의 화폐 사용 습관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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