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방부, 8년만에 '핵태세 보고서'… 한국어 요약본도 발표
"김정은이 핵 사용후 살 수 있는 어떠한 시나리오도 존재 안해"

"김정은 정권이 핵무기를 사용하고도 살아남는 시나리오는 존재하지 않는다."

미국 국방부는 2일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핵무기 정책 기조를 담은 2018년 '핵태세보고서(NPR·Nuclear Posture Review)'에서 북한의 핵개발에 대해 단호히 대처할 것이라고 천명하며 이같이 밝혔다. 북한의 핵미사일 전력이 미 본토를 위협할 수준에 이른 상황을 고려해 8년 전인 2010년 버락 오바마 행정부 때 발표된 NPR에 비해 대북 경고 메시지가 한층 강화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핵 태세 보고서는 미국의 핵무기 정책의 틀을 제시하는 것으로 8년마다 발표된다. 이번 보고서는 국방부 홈페이지에 한글 요약본도 실렸고, '북한'을 50번 언급했다. 러시아(125번)보다는 적지만 중국(46번)보다 많이 언급됐다. 2010년 보고서엔 한글 요약본은 없었고, 북한은 4차례 언급됐었다.

이날 공개된 NPR은 "북한이 미국과 동맹국들에 핵공격을 하도록 용납할 수 없다"며 "이는 김정은 정권의 종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NPR은 "김정은 정권이 핵무기를 사용하고 살아남을 수 있는 어떠한 시나리오도 없다"며 "이들이 다른 국가나 세력들에 핵무기나 관련 기술, 부품, 자문을 전달하면 모든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NPR은 또 "북한이 현재 핵무기와 미사일 개발을 가속화하고 있고, 미국과 동맹국들에 예측할 수 없는 위협을 가하고 있다"며 "북한의 핵무기 개발은 국제 사회 안보와 안정에 가장 끔찍한 위협"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김정은 정권은 체제 유지를 위해 깊은 지하 시설에 의존하고 있다"며 "비록 핵공격을 막는 데 미국의 핵무기 사용이 제한되지만, 미국과 동맹국을 대상으로 공격한다면 이를 '극단적인 상황'으로 간주하고 궁극적 방식의 보복을 고려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NPR은 이와 함께 "(미국은) 북한의 미사일을 요격하거나 파괴할 수 있는 방어적·공격적인 역량을 갖추고 있고, 이를 통해 북한의 미사일 공격을 불가능하게 할 것"라며 "북한의 미사일 위협이 증가하면 방어 역량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존 루드 미 국방부 정책담당 차관은 이날 NPR 발표 기자회견에서 "만약 북한이 미국에 핵무기를 탑재한 탄도 미사일을 발사한다면, 이는 요격으로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NPR에는 북한 뿐만 아니라 러시아와 중국, 이란 등 다른 국가들에 대한 경고도 포함됐다.

NPR은 "미국이 핵무기를 줄이는 동안 러시아와 중국 등은 정반대 행보를 보여 왔다. 이들은 새로운 유형의 핵무기를 개발하고 핵무기 사용 전략과 계획을 늘렸으며 우주와 사이버 공간에서도 점점 더 공격적으로 행동했다"고 규탄했다.

아울러 NPR에는 미국이 핵위협에 대응할 수 있도록 저강도 핵무기와 소형 핵무기 개발 추진 등 핵무기 체제를 개편할 것이라는 계획도 포함됐다.

NPR은 "저강도 핵무기는 핵전쟁을 위한 것이 아니고, 미국의 핵무기 선택 범위를 늘리기 위한 것이며, 이를 통해 핵무기 사용 확률을 줄일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