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캐런 국제공항 미국에선 처음으로'마리화나 수거함'설치
남은 대마초 소지한채 탑승했다 타주 공항서 적발 피해 예방
각종 다른 마약류도함께 수거…LA국제공항 설치 여부 주목

[월요화제]

라스베가스를 떠나는 여행자들이 공항에서 짐을 부치기 전 반드시 들러야 하는 곳이 하나 있다. 일명 '사면 박스'(amnesty box)라 불리는 수거함이 그것이다. 공항 출입구에 세워진 이 수거함 용도는 뭘까. 바로 마리화나 수거용이다.

24일 LA타임스(LAT)에 따르면 라스베가스 관문인 매캐런국제공항 출입구에 세워진 '사면 박스'의 용도는 라스베가스에서 구입해 사용하다 남은 마리화나를 수거하기 위함이다.

이 사면 박스는 지난 23일에 설치된 것으로 지난해 클락 카운티 위원회가 공항 내 마리화나 소지를 금지하기로 결정한 것에 따른 조치다.

이런 결정의 배경에는 마리화나를 놓고 주법과 연방법이 상이한 특수성이 자리잡고 있다. 네바다 주는 2016년 기호용 마리화나 사용을 합법화하기로 투표로 결정하고, 지난해 1월부터 기호용 마리화나 사용이 허용됐다.

현재 기호용 마리화나를 합법화하고 있는 주는 네바다를 비롯해 캘리포니아, 알래스카, 콜로라도, 메인, 매사추세츠, 오리건, 워싱턴 등 모두 9개 주다.

하지만 연방법은 여전히 마리화나를 마약으로 분류해 기호용 마리화나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따라서 연방법이 적용되는 공항 내에서 마리화나 소지와 사용은 범법 행위가 되는 셈이다.

매캐런국제공항에 세워진 사면 박스는 마리화나와 관련해 선의의 피해자를 방지하기 위함이다. 라스베가스에서 구입해 사용하고 남은 마리화나를 소지하고 있다가 공항검색대나 타주에서 적발되는 상황을 피해 보자는 의도다.

사실 매캐런 국제공항이 마리화나 수거함을 설치한 미국 내 최초 사례는 아니다. 6년 전 기호용 마리화나 합법화가 된 콜로라도 주 스프링스 공항에 설치되기도 했다. 그러나 스프링스 공항은 소규모 공항인 점을 감안하면 미국내 국제공항에 마리화나 수거함이 설치된 것은 라스베가스가 처음인 셈이다.

수거함은 초록색 박스로 안에 들어 있는 마리화나를 다시 집거나 꺼낼 수 없도록 설계돼 있다. 지정된 쓰레기 처리업체가 정해진 날짜에 사면 박스의 내용물을 수거해 처리한다.

사면 박스에는 마리화나뿐 아니라 각종 마약류로 함께 수거되고 있다. 이런 이유로 사면 박스의 설치를 확대해 네바다 주 내 20여 곳에 설치할 계획이다. 이중 이미 10여 곳 이상이 공항과 공항 주변 렌트카 반납 장소에 설치돼 운영 중이다.

최근 마리화나 사업이 큰 인기를 끌고 있는 LA와 샌프란시스코 국제공항에서도 사면 박스를 볼 수 있을지는 라스베가스 사면 박스의 이용률에 달려 있다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