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스트, 서툰 은폐방식·러시아X파일 연상 지적·

(서울=연합뉴스) 황정우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성관계를 했다고 주장하는 전직 포르노 여배우 스테파니 클리포드(39)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위험한 이유는 뭘까?

영국 경제 주간 이코노미스트는 25일(현지시간) 여기에는 세 가지 이유가 있다고 분석했다.

첫째, 클리포드가 트럼프를 심각한 위험에 빠트린 것처럼 보이는데, 전혀 새로운 게 아닌 것으로 드러난, 오래전 있었던 관계 때문이 아니라 대개의 정치인 섹스 스캔들에서 보이듯 은폐를 시도하면서 한 서투른 방식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의 변호인 마이클 코헌은 2016년 대선 한 달 전 클리포드에게 성 추문 입막음용으로 13만달러(약 1억4천만원)를 줬다고 시인하고 다만 자신의 돈으로 지불한 것으로 트럼프 대통령과는 무관하다고 해명했다.

클리포드는 코헌이 언급을 했고 트럼프의 직접 서명이 빠진 만큼 '입막음 합의서'는 무효라면서 트럼프 대통령과의 옛 관계에 대해 자유롭게 발언할 수 있는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앞서 CBS 인기 시사프로그램 '60분'과 녹화도 마친 상태다.

이코노미스트는 이것이 트럼프 대통령을 곤궁에 빠뜨린 것처럼 비친다고 관측했다.

트럼프로서는 코헨이 클리포드와 합의를 이행토록 할 수 있는데 이는 죄를 인정하는 것으로 비칠 수 있고, 클리포드의 변호인이 법정에서 추가 폭로를 하는 위험을 안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렇지 않으면 대응을 하지 않을 수 있는데 이는 '입막음 합의서'가 있다고 주장하는 또 다른 여성들에게 '트럼프와의 관계를 외부에 꺼내도 문제가 되지 않는구나' 하는 암시를 줄 위험이 있다는 것이다. 클리포드 변호인은 두 명의 다른 여성을 알고 있다고 주장한 상태다.

잡지는 이렇게 되면 자신을 성추행했다고 주장하는 18세 여성을 포함해 트럼프의 여성 편력이 부각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잡지는 이번 스캔들이 더 폭넓은 트럼프의 법적 난관들을 보여준다는 점을 두 번째 이유로 꼽았다.

클리포드가 트럼프와 관계를 입증하는 증거를 갖고 있을지 모른다고 암시했는데, 이는 이른바 트럼프 'X파일'을 상기시킨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2013년 러시아의 호텔에서 성매매 여성들과 기행을 벌였고 이 동영상을 확보한 러시아 정보기관이 트럼프 대통령을 협박했다는 주장이다.

마지막 이유는 개인적 특성 측면에서 클리포드가 트럼프와 닮았다는 대목이라고 잡지는 판단했다.

트럼프의 정치적 성공은 언론에 나오는 비판자들보다 더욱 현실적으로 보이고, 트럼프와 비교하면 그의 정적들이 위선적으로 보이는 데서 나온다는 것이다.

클리포드 역시 생계를 위해서 성관계를 갖는, 자수성가한 공화당 유권자 여성으로 현실적인 인물이라는 것이다.

잡지는 클리포드가 방송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특별히 매료되지 않았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당시 유명 리얼리티쇼인 '어프렌티스' 출연을 약속했다는 언급을 소개하면서 그가 트럼프보다 한 수 위라고 헀다.

jungw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