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유성 출장'의혹 파문 금감원장 감싸기 전전긍긍, 6·13 지방선거 부정 영향 줄까 우려 확산


野 거센 공세 "인격살인" 비난 속 전후좌우 살피기
일부선'김기식 내로남불'지적도…靑은 "해임 없다"

더불어민주당은 11일 국회의원 시절 '외유성 출장' 의혹이 불거진 김기식 금융감독원장을 향한 야당의 공세가 거세지자 '방어 태세'를 한층 강화했다.

민주당이 김 원장의 '해임 불가'입장을 고수하는 청와대와 공동 대오를 형성하는 모양새이지만, 민심 악화로 당장 두 달여 앞으로 다가온 '6·13 지방선거'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당내에 퍼지고 있다.

우원식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김 원장과 관련한 야당의 의혹 제기가 점입가경"이라며 "사실에 입각하지 않은, 야비하기까지 한 과도한 비난과 의혹 제기는 인격살인"이라고 밝혔다.

우 원내대표는 "(김 원장의 과거 출장이) 국민의 눈높이에 맞지 않는 점에 대해 분명히 짚어야 한다"면서 "그러나 아니면 말고 식의 의혹 제기는 대단히 문제가 있다. 전후좌우를 면밀히 살피고 있고, 사실인 것과 아닌 것을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김 원장을 향한 야당의 공세를 비판하는 데 방점이 찍힌 발언이었으나 김 원장의 해임 불가는 사리에 맞지 않는다는 인식도 우회적으로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이날 회의 도중 언론사의 카메라에 포착된 우 원내대표의 문자 메시지에서도 '김기식 방어'분위기가 흘렀다.

우 원내대표가 자신의 휴대전화를 보는 과정에서 문자 목록이 사진에 찍혔는데, 김 원장에게 보낸 문자에는 "잘못된 일이 없다면 단단히 맘(마음) 먹어라"라고 적혀있었다. '자진 사퇴를 해야 할 정도로 심각한 문제가 없다면 야당의 거센 공세에 잘 버티라'는 취지의 문자로 해석된다.

원내 관계자는 "김 원장이 피감기관 돈을 받아서 출장을 간 것은 잘못된 일이나 사퇴해야 할 정도의 일은 아니라고 본다"며 "야당이 여비서 문제 등은 너무 야비하게 접근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김기식 사태 여파'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당내 경선은 물론 지방선거에까지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전전긍긍하는 분위기도 당내엔 감지됐다.

김 원장을 향한 야당의 공세 수위가 갈수록 높아지며 사퇴론이 쉽사리 수그러들 조짐이 보이지 않는 데다 국민 정서에 맞지 않는 행동이었다는 점이 더욱 부각돼 민심 악화로 이어지면 선거 판세가 불리하게 돌아갈 수도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의 한 초선 의원은 "국회의원과 보좌진이 함께 출장을 가는 경우는 극히 드문 사례"라며 "19대 국회에서 피감기관에게 했던 질타에 해당되는 행동을 했기 때문에 국민들이 볼 때 내로남불이라고 생각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청와대는 김 원장을 해임할 정도의 사안은 아니라고 판단하며 꿋꿋한 모양새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이날 오전 기자들과 만나 "김 원장에 대한 청와대의 기류에 변화가 있냐"는 질문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