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친구 두 남녀, '농담 약속' 37년후 신랑신부로 결실

[수요화제]

고교 선후배로 만나 교제하다 멀어져 친구 사이로
각각 이혼녀, 이혼남 되면서 주고받은 약속 떠올려
女가 50세 넘은 지난 1일 결혼식, "우린 천생연분"


"만약에 우리 둘다 50세가 넘어서도 혼자 살고 있다면 그때 결혼하자."

혹시 젊은 시절 이런 말을 주고 받은 이성 친구가 있는가. 말은 그럴듯하고 멋있는 것 같지만 실제로 이런 일이 일어나기는 쉽지않다. TV드라마라면 모를까.

평생 친구이자 한때 고등학교 연인이었던 한 남녀가 수십년 전 이와 비슷한 농담섞인 약속을 했다. 그리고 두 사람이 만난지 37년이 지나서야 실제 그 약속이 지켜졌다.

NBC는 지난 5일 미네소타 주 세인트 폴 출신의 여성 킴벌리 딘(51)과 남성 론 팔머(54)가 서로 50세가 넘어서 뒤늦게 결혼식을 올리게 된 사연을 보도했다.

딘과 팔머는 고등학교 선후배로 만나 교제를 시작했다. 그러나 팔머가 고등학교를 졸업하면서 자연스레 멀어졌고 둘은 사이좋은 친구로 남았다.

이후 한 사람이 이별을 경험할 때마다 남은 한 명이 위로를 해주었고, 연애에 지쳐버린 두 사람은 특별한 약속을 했다. 팔머는 딘에게 "만약 당신이 50세가 됐을 때, 곁에 아무도 없다면 우리가 서로에 대해 다시 생각해봐야한다"고 말했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그때 딘은 두 아이를 둔 이혼녀, 팔머는 자녀가 없는 이혼남이었다.

시간이 흐르면서 생활에 바빴던 두사람은 자신들의 약속을 깜박 잊고 살았다. 그러나 팔머는 딘의 아이들이 자라는 것을 지켜보았고, 그녀가 도움이 필요할 때마다 언제든 나타났다. 딘은 "우리는 손발이 잘맞았고 항상 서로를 위해 곁에 있었다. 그것이 우리가 가진 우정이었다"고 설명했다.

오랜 우정은 다시 사랑으로 발전했다. 결국 2년 전 딘과 팔머는 연인이 됐고, 지난해 12월 31일 팔머는 딘에게 청혼을 했다.

그리고 지난 1일 두 사람은 행복한 결혼식을 가졌다. 오래전 농담처럼 주고받은 말이 현실로 이뤄진 것이다. 그들은 "우리는 서로를 완벽하게 만들어주는 음과 양 같다. 결혼을 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우리가 겪은 시간은 가치가 있었다"고 말했다.

신부인 엄마의 들러리로 선 딘의 딸은 "두사람은 천생연분이다. 서로에게 이보다 더 어울리는 상대는 없다"며 결혼을 축복했다.